‘분당 블루힐’ 인수 롯데백화점 입주상 무일푼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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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11-11 00:00
입력 1999-11-11 00:00
롯데백화점이 새로 사들인 백화점에서 장사하던 영세 상인들을 내쫓고 도의적인 보상마저 외면해 상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블루힐백화점 자기권리 찾기 모임’ 소속 상인 30여명은 10일 오후 3시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롯데는 죽어가는 영세 상인들의 문제를 해결하라”“롯데쇼핑 이인원(李仁源) 사장은 보상을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롯데는 비윤리적이고 부도덕적인 상행위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2시간 동안 항의 집회를 가졌다.

상인 대표 최진락(崔鎭洛·43)씨는 “문어발식으로 상권을 점령하면서 상식과 도덕성마저 내던진 롯데가 어떻게 이 시대의 우량 기업이냐”며 울분을터뜨렸다.상인들은 올 연말까지 1주일에 3차례씩 이곳에서 항의 집회를 갖기로 했다.

롯데는 지난 2월 청구그룹 계열사인 경기도 분당 블루힐백화점이 파산하자경매를 통해 백화점을 1,235억원에 인수,4월 1일 롯데 분당점으로 개장했다.

롯데는 그러나 ‘법적으로 보상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를 대며 블루힐과의무담보 계약자1,300여명이 블루힐에 떼인 판매 또는 물품대금 450억원을 한푼도 보상해 주지 않았다.

상인들은 롯데측에 “블루힐에 떼인 돈은 포기할테니 장사라도 계속하게 해 달라”고 통사정했으나 외면당했다.상인들은 “전세를 살다가 주인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새 주인으로부터 몇푼의 이사비용을 받는데 대기업인 롯데가영세 상인들을 무자비하게 거리로 내몰 수 있느냐”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측은 “무담보 채권자여서 인수자가 법적으로 보상해 줄 의무는 없다”며 이들의 딱한 처지를 모른 척하고 있다.분당점 개점 당일 백화점앞에서 상인들의 집회를 지켜본 롯데쇼핑 이 사장은 “딱한 처지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말 뿐인 약속으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점포를 무리하게 늘리면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롯데는 무담보 채권자에 대한 보상을 외면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롯데와는 대조적으로 지난 97년 인천 주영백화점을 인수한 신세계백화점은주영백화점 상인들에게 채권액의 35%를 보상했다.서울 상계동 센토백화점을넘겨 받은 현대백화점 역시 상인 채권액의 30%를 자진해서 물어 주었다.

김경운기자 kkwoon@
1999-11-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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