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탱크 균열 보고받고도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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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11-02 00:00
입력 1999-11-02 00:00
지난달 14일 경북 문경에서 공군 F-5F전투기가 추락한 것과 관련,예천전투비행단장 김호동 준장(공사 20기)과 군수전대장 김진성 대령(공사 26기)이사고 발생 25일 전인 8월20일 유류탱크에 균열이 생긴 사실을 보고받고도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1일 김준장과 김대령을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이로써 전투기 추락과 관련,구속자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

국방부는 물과 박테리아로 오염된 연료가 주입된 것은 예천전투비행단 유류관리 담당자들이 저유탱크에서 물빼는 작업(드레인)을 하다가 물을 모두 뺀것으로 잘못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예천비행단 유류관리중대장 한상철 중위(구속) 등 유류관리 담당자들은 지난 7월 중순부터 8월18일까지 5년 주기로 실시하는 6번 대형 유류탱크(5만배럴)의 점검을 위해 4개의 1만배럴 탱크로 유류를 옮겨담으면서 6번 탱크 바닥에 2㎜×3㎝ 크기의 균열을 발견했다.이 균열을 통해 물이 스며드는 사실을 발견하고 6번 탱크에서 연료를 옮겨담은4개의 탱크를점검한 결과 6번 탱크의 밑바닥 유류가 옮겨진 3번 탱크 바닥에 60㎝의 높이(500배럴)로 물이 차 있고 물과 기름 사이에 박테리아 막이 형성된 사실을확인했다.

이들은 이때부터 물빼기작업에 들어가 9월10일쯤 물빼기가 완료된 것으로판단했다.그러나 조사결과 3번 탱크에는 20㎝ 높이의 물(약 170배럴)과 박테리아 막이 남아 있었다.



물과 박테리아가 뒤섞인 연료는 급유대의 고장난 수분자동차단기와 유류차의 여과기를 그대로 통과했으며,건성에 그친 육안검사를 거쳐 사고 전투기의외부 연료탱크에 주입됐다.

우득정기자 djwootk@
1999-11-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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