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시장 안정대책 뭘 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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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10-05 00:00
입력 1999-10-05 00:00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금융감독위원회가 4일 발표한‘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추진 방향’은 금리안정과 투자심리 안정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다.한마디로 ‘채권 사들이기’를 통한 ‘금리 낮추기’라고 할 수 있다.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려면 금리안정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금리안정에 초점을 둔 것은 대우사태와 투자신탁(운용)사의 문제가 모두 금리안정과 맞물려 있는 탓이다.금리가 하향 안정되면(채권값이 오르면) 채권을 많이 보유한 투신사의 부담도 한결 덜어진다.그렇게 되면 투신사 조기 구조조정도 내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다.

필요할 경우 투신사가 내놓는 채권을 무(無)제한으로 채권시장 안정기금에서 사들이기로 한 것도 금리 안정을 위한 대표적인 조치다.당초 일정보다 2주쯤 앞당긴 15일까지 20조원의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조성하고 필요하면 그규모를 확대하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다.이런 정책들이 효력을 보면 3년만기회사채 금리가 한 자리수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금감위의 판단이다.물론 한국은행이 은행 및 투신사가 보유한 국공채를 직접 사들이는 등 유동성 공급도 뒤따라야 한다.

투신사 고객의 심리안정을 위한 조치도 병행됐다.개인 및 일반법인이 대우무보증채권을 환매(자금인출)할 경우 기간에 따라 50∼95% 지급을 보장하고공적자금을 투입해 이런 원칙이 확실히 보장되도록 강조한 부분이 대표적이다.실적상품인 투신사 공사채형 상품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게 시장논리에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하지만 시장안정이 다급한 현안이라고 판단,공적자금 투입 방침을 정한 것이다.

현 단계에서 투신사 조기구조조정을 할 뜻은 없지만 만약 하더라도 투신사고객들이 피해입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심리안정을 위해서다.투신사기존펀드(98년 11월17일까지 조성된 펀드)는 시가(時價)평가를 하지않기로한 것도 마찬가지다.투신사 고객들은 시가평가가 되면 원금을 까먹을 수도있다고 생각해 기존 투신사 펀드에 자금을 넣는 것을 우려해왔다.



이번 대책은 응급처방이라는 성격이 짙다.알맹이가 없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그동안 나왔던 것을종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금융시장 안정에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대우사태의 조기 수습이다.정부는 이달 말 대우그룹 계열사들의 처리방향이 구체적으로 나올 때 보다 강도 높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곽태헌기자 tiger@
1999-10-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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