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이수일과 심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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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8-19 00:00
입력 1999-08-19 00:00
열일곱 살 순애는 돈많은 서른 살 중배를 선택하고,충격을 받은 수일은 고리대금업자가 되어 돈에 사무친 원한을 풀지만,인간성을 잃어 피도 눈물도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돈을 선택한 순애는 수일을 못잊어 자기가 선택한가정을 파탄시키고,용서하지 않는 수일의 앞에서 자살한다.
돈을 향한 인간의 잘못된 선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하다.요즘사람들이라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순애는 옛날에 중배를 선택하면서 괴로워 했지만,영악한 요즘 사람같으면 자기가 선택한 부와 영화를 누리면서,자신의 선택이 얼마나 현명했는지를 다행히 여기며 당당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수일 역시 이를 악물고 공부를 더욱열심히 하여 고시에 패스하고,돈있고 권력까지 있는 장인에게 발탁되어 보란 듯이 살게 되지 않을까? 요즘처럼 돈을 축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사에서 사랑이 얼마만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의심스럽다.
중배를 택한 순애가 괴로워하는 것이 정상인가,아니면 잘 사는 것이 정상인가? 수일이 사랑 때문에 그렇게 망가지는 것이 정상인가,비정상인가? 과연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좋은 대학을 나와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여 양복입고 넥타이 매고 많은 월급을 받고,또 그 자리를 이용하여 주머니를 채우던 사람은 경찰에 잡혀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갔다가도,무슨 날만 되면 ‘특사’라는 이름으로 석방이 되고,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이다.그 그늘에서 먹고 살기 위하여 좀도둑질 몇번 한 배우지 못한 사람들,자기 직장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하여 노력한 사람들,젊었을 때 사회운동하다가 잡혀가 강산이 몇번씩변하도록 감옥에서 잊혀진 사람들이 고통받는 현실에 과연 사회정의는 존재하는가?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은 일반 국민의 생각과 반대되는방향으로법을 바꾸는 이런 세상을 탈없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상과 비정상을 가릴수가 없다.
[최현숙 상지대 교수]
1999-08-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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