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협찬 겨냥한 변신 ‘유죄’…EBS ‘대학가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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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8-18 00:00
입력 1999-08-18 00:00
건전 방송프로그램은 설 땅이 없다? 교육방송(EBS)은 매주 일요일 오전 일반성인층을 겨냥해 내보내고 있는 프로그램 ‘대학가중계’의 내용을,다음달부터 고교생에 맞추기로 했다.

이 프로는 지난 3월부터 대학가의 특성과 문화를 다양하게 보여줘 시청자로부터 극찬을 받아왔다.그동안 ‘농성중인 수배자들’(6월20일),‘시간강사이야기’(7월18일),‘박종철 출판사’(7월18일)등을 다뤘으며 지난 2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 의해 ‘이달의 좋은 방송’에 선정됐다.

그러나 EBS는 이 프로를 광고나 협찬을 받기 쉬운 내용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프로를 만드는 제작팀 5명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프로의 제작을 상업성이 짙은 외주 프로덕션 2곳에 넘기기로 했다.

EBS의 한 관계자는 “재정난 때문에 대학으로부터 협찬광고를 받는 형태로진행을 바꿀 예정”이라면서 “조만간 외주사와 협의를 갖고 내용을 확정하겠지만 주로 대학홍보,진학정보 등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중계’의 이같은 포맷 변경에 시청자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유경 간사는 “‘대학가중계’는 대학프로그램의 새장을 연 프로”라고 전제하고 “이같은 프로가 사라질 경우 대학의 건전문화를 TV에서 보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다른 관계자는 “대학을 소재로 한 프로가 대부분 오락에 치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학가중계’는 대학생의 목소리와 문화를 풍성하게 담아 볼 것이 많았다”면서 “좋은 프로라면 방송사가 계속 내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개월간 ‘대학가중계’를 맡아온 김현 프로듀서는 “이 프로에는 열렬한 팬들이 있다”며 “프로의 내용을 바꾸는 것은 그들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1999-08-1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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