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害조사 ‘대충대충’
수정 1999-08-09 00:00
입력 1999-08-09 00:00
현재 자연재해대책법에는 ‘재해 원인이 종료된 뒤 5일 이내’에 피해보고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조사기간이 짧은 데다 조사인원도 턱없이 부족하기때문에 조사는 부실할 수밖에 없다.
피해보고 시한이 7일 자정까지였던 연천군의 조사대상은 모두 1만7,798가구.군은 읍·면사무소 직원에 일용직,이장·반장까지 총동원했지만 8일 오후까지 잠정집계만을 내놓은 상태다.
3,000여가구에 농경지 300만평에 대한 조사를 해야하는 연천읍은 군청직원등 19명을 동원했다.1명당 150여가구와 농경지 15만평을 맡은 셈이다.일일이 현장을 방문,실사(實査)를 해야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연천읍 차탄3리의 김순희(金順熙·54·여)씨는 “반장이 담너머로 고개를내밀며 ‘이 집은 침수로 판정되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는 통보만 했다”고말했다. 김씨는 지금도 보상금 액수나 판정기준을 모른다.같은 마을의 이덕순(李德順·65·여)씨도 “조사관이 무너진 담장을 카메라로 찍고는 ‘이 집은침수에 해당한다’고만 알려줬다”고 전했다.이씨는 자세한 내역을 알고싶어 보상기준을 물었지만 조사관은 “올해는 전부 침수로 처리한다”는 말만 하고 급히 떠났다는 것이다.
문산읍의 보고 시한은 10일.5명씩 3개반이 2,200여가구를 맡다보니 조사는‘겉핥기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1개반이 맡은 가구수는 720여가구.하루에145가구 꼴로 돌다보니 1가구당 조사시간은 평균 10분도 못된다. 한 직원은“3∼4분간 사진 한두장 찍고 몇마디 묻고 조사를 끝낸다”고 털어놨다.조사가 건성으로 이루어지는 데는 수해보상기준이 유실,완전파손,반파,침수 등 4가지로만 구분돼 있는 탓도 크다.연천군의 경우 피해가옥의 93%가 침수로 판정됐다.
특별취재반
1999-08-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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