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신창원 신드롬’부추기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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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7-30 00:00
입력 1999-07-30 00:00
방송사의 ‘신창원 우려먹기’는 언제나 끝을 맺을까.

수사결과 신창원의 파렴치한 행각이 속속 밝혀지고 있음에도 방송사들이 신창원을 계속 흥미거리로 다루고 있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신창원의 죄가 무엇인지조차 모른채 막연히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신창원 동정론’을 펼치고 있다.따라서 방송은 이를 바로잡아야 함에도 오히려 시청률 경쟁을 펼치느라 빗나간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방송사들은 나아가 신창원이 체포될 당시 입고 있던 T셔츠의 상표를 화제로삼는 등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한 시청자단체는 최근 이같은 방송사의 행태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조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매체비평시민단체인 ‘매비우스’는 신창원보도를 둘러싼 KBS, MBC와 SBS의 보도가 불확실한 추측보도인데다, 뉴스라기보다 3류주간지의 흥미위주 기사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또 탈주 과정과 이후 행각 등을 지나치게 자세히 재연함으로써 모방범죄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방송사간의 과열경쟁과 지나친 상업주의로 얼룩진 신창원보도는 우리 언론의 황색저널리즘이 위험수위를 넘고있슴을 보여준다.TV뉴스의 연성화와 선정주의의 완결판이라 할 정도로 신창원보도는 3류영화로 전락했다”고 매비우스의 김미혜대표는 지적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이같은 지적에도 아랑곳없이 각종 시사프로를 통해 신창원보도를 다시 우려먹고 있다.이는 시청자의 알권리를 오도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 27일 SBS ‘제3취재본부’는 ‘신창원신드롬,허와 실을 밝힌다’편을통해 1시간동안 그동안의 보도내용을 확대 정리했다.또 29일 KBS는 ‘추적 60분’에서 ‘탈주범 신창원-그 허와 실’을 방송,신창원을 ‘복습’했다.



2년 6개월 여에 걸친 도피행각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창원.방송사들은 신창원 만화,신창원 셔츠 패션,신창원 모방 및 사칭범죄 급증 등 신창원과 관련된 각종 사회현상의 허와 실을 짚어본다는 기획의도를 내세우고 있다.그러나 방송사의 이같은 지나친 신창원 보도는 오히려 ‘신창원 영웅만들기’가 될 가능성이 짙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걱정이다.

허남주기자
1999-07-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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