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자금사정 실상
수정 1999-07-20 00:00
입력 1999-07-20 00:00
대우 자금담당 임원들은 투신사 등 제2금융권을 바삐 돌아다니며 자금지원을 호소했다.“김우중(金宇中)회장의 교보생명 주식을 담보로 내놓을테니 새로 발행할 회사채와 CP를 매입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투신사 등은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교보생명이 상장되지않았기 때문에 주식가치를 평가하기 힘들며,자금지원은 실무부장들로 된 투자심사위원회의 전원일치 사항”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비슷한 시기에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과 김 회장의 만남도 잦아졌다.이 위원장은 19일 지난주에 김회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느냐는 물음에 “대그룹회장이 금감위원장 집무실로 찾아오지도 않을 뿐더러,내가 김 회장을 부를수도 없다”고 했다.그러나 금감위 관계자는 “집무실에서 만나지는 않았지만 요즘 이 위원장과 김 회장이 자주 만난다”고 귀띔했다.
대우는 지난해 말부터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회사채나 CP의 만기가 3∼6개월이었으나 최근 3일∼1주일로 짧아졌다.대우가 자금난에봉착한 원인은 부채구조가 단기 위주로 돼 있는데다,구조조정에 대한 신뢰가 극도로 떨어졌기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우의 총부채 59조8,728억원 중 1년 이상의장기차입금은 6조1,563억원으로 전체의 10.3%에 불과하다.나머지는 6개월 만기의 은행 단기차입이나 회사채 또는 CP 발행분이다.
대우는 2·4분기 재무구조개선 이행평가에서도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불합격’ 판정을 받을 위기에 놓일 정도다. 때문에 채권자들은 지난해 말부터지난 16일까지 4조원대의 채권을 회수했다.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올해 말까지만기 연장을 해 준 금액도 CP 7조7,000억원,회사채 4조원대나 된다.
오승호기자
1999-07-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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