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극인·탤런트·영화배우 정경순
기자
수정 1999-07-01 00:00
입력 1999-07-01 00:00
“영국에서 공부할 때 영국영화를 보려면 포르노영화나 상영하는 뒷골목의허름한 극장을 찾아가야 했습니다.당시 이유를 잘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미국 할리우드영화에 밀려 극장을 잡지 못한 탓이었습니다.” 정경순은 이런 자신의 경험 때문에 스크린쿼터가 유지돼야 한다는 확고한‘소신’을 갖고 있다.
그녀는 지난 84년 성신여대 3학년 때 대학 연극반에서 활동하던 중 정통연극을 배워야겠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영국으로 건너가 6년동안 머물다 90년귀국,한국 연극계에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이후 ‘태백산맥’등 영화에 출연,대종상 여우조연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만능연기자이다.
“스크린쿼터는 영화계만의 현안이 아닙니다.스크린쿼터가 줄면 한국영화제작편수는 아마 연간 10여편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영국의경우제아무리 잘된 영화라도 국내에서 거의 보기 힘든 것처럼 우리 영화도 그렇게 될 게 뻔합니다” 이런 생각에서 정경순은 현재 MBC의 인기드라마 ‘은실이’와 아침드라마‘아름다운 선택’에 출연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집회에 나오려 애쓴다.지난 24일에는 영화인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세종로 정부청사까지 행진하려다 경찰의 저지에 부딪히자 행렬 맨 앞에서 밀고 밀리는 몸싸움까지 벌였다.
“영화인이 스크린쿼터에 열을 올리는 데 대해 ‘밥그릇’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영화가 무너지면 영화인이 사라질 것이고그러면 국민들이 한국영화를 볼 수 있겠습니까.또 연기자의 꿈이 영화 출연인데 한국영화가 없으면 그 게 가능하겠습니까.스크린쿼터가 무너지면 연기자들은 서글픈 상황을 맞게 될 겁니다” 그녀는 이같이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에 나선 이유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걸걸한 목청을 한껏 높였다.
박재범기자
1999-07-01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