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자랑스런 공무원]보건복지부 6급 崔英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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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6-26 00:00
입력 1999-06-26 00:00
“많은 정책입안자들이 복지정책을 ‘소모’가 아닌 ‘생산’적인 것으로평가해야 복지사회가 앞당겨지리라 봅니다” 보건복지부 6급공무원인 최영식(崔英植·42)씨는 복지정책의 실무자로 할말이 많다.국립의료원,복지부 장애인복지과를 거쳐 현재 아동보건복지과에근무하면서 우리사회 복지의 현장을 샅샅이 체험한 탓이다.

최씨는 장애인복지과에 근무하면서 장애인시설에 지원되는 예산부터 점검했다.40여개로 쪼개져 있던 예산 산정방식이 지난 97년 1인당 표준단가로 단순화됐을 때다.당시 예산청의 제도개선으로 바뀐 이 방식은 너무 단순해져 시설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없었다.

이때부터 최씨는 평소 닦아놓은 컴퓨터 실력을 동원,8주에 걸쳐 응용프로그램인 엑셀을 이용해 장애인시설 예산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지난 자료를 바탕으로 모든 시설에 필요한 공통비와 개별비를 분석하고 이에 입소인원에 따른 추가비용을 곱하는 방식이다.입소인원은 다시 연령·장애등급별로분류했다.

이 기간 동안 매일 자정까지 야간근무를 한 최씨는 “결혼을 하지않아 가능했던 일”이라며 웃어넘겼다.

그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수작업이 필요없게 돼 인력이 절감됐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수십억원의 예산이 절감됐다.과거 각 시·도마다 장애인시설 관련 예산을 과도하게 신청해도 복지부에서는 세부항목이 너무 복잡해 그대로편성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이 프로그램으로 일목요연하게 대조가 가능,12억원이 과다 편성된 점을 발견해냈다.

최씨는 이 돈을 장애인시설의 교육프로그램비로 전환케 했다.그동안 시설이 장애인을 수용하는 데 그친 것에 불만이던 그는 관공서 익히기,물건 사기등 장애인 사회적응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냈다.

86년 당시 동력자원부에서 9급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복지 분야의 일이 하고 싶어 93년 부처간 교류를 지원했다.앞으로는 아동보육시설의 고른 배치와 자연학습 등 각종 프로그램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씨는 최근 공무원사회의 사기 저하에 대해 “무엇보다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면서 “대국민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공무원 수만 줄이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서정아기자 seoa@
1999-06-2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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