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코소보 신경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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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6-16 00:00
입력 1999-06-16 00:00
지난 12일 오전1시 평화유지 활동에 러시아군의 참여조건이 확정되지 않은상태에서 러시아군이 나토 평화유지군(KFOR)에 앞서 코소보에 전격 진주하자미국과 나토는 크게 당황했다. 곧바로 러시아는 코소보 진입이 ‘실수’라고해명하며 즉각 철수할 것이라고 일단 ‘꼬리’를 내렸다.
미국도 러시아의 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러시아가 상황을 바로 잡기로한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200명의 소규모 러시아군이 프리슈티나로 들어간 것은 군사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절하했다.특히 미국과 나토는 보스니아 평화유지군과 비슷한 방식으로 코소보 일부지역을 러시아 책임지역으로 할당할 수 있다고 내비쳐 해결의 기미가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철수 의사를 번복한 뒤 코소보에 진입한 빅토로 자바르진장군을 승진시킨 데 이어,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주 독일 쾰른에서 열릴서방선진7개국(G7) 및 러시아간의 G8 정상회담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하자 상황이 심각해졌다.이후 평화유지군 지휘권 단일화 문제를 둘러싼 미·러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클린턴과 옐친 간의 두 차례 전화회담도 별다른 성과를이끌어내지 못했다.반대로 러시아가 5,000∼7,000명의 공수부대를 추가파병한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내에서는 2차대전 후 소련군이 베를린에 먼저 입성,기득권을 확보한 점을 상기시키며 러시아를 성토하는 강경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미국 정부도 러시아군의 기습 진주가 알바니아계 난민들을 안전하게 귀향시키려는 나토의 노력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대놓고 언급하기에 이르렀다.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는 러시아의 주도 선제진입은 유고 편에 서서 코소보를 분할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므로 초기에 강경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주 헬싱키에서 열릴 두 나라 국방·외무회담은 미·러의 신경전이 풀릴 계기가 될 수 있다.그러나 그렇지 못하고 양국의 감정이 더 꼬일 경우 가닥잡은 코소보 상황도 다시 흐트러지고 말 것이다.
김규환기자 khkim@
1999-06-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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