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진급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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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6-11 00:00
입력 1999-06-11 00:00
지난 4월 단행된 인사때는 9급에서 8급으로 승진이 예정된 16명 가운데 11명이나 진급을 거부했다.
이들이 이처럼 ‘떼어 놓은 당상’을 걷어찬 배경에는 사연이 있다.96년 7월에 임용된 이들은 첫 임지인 면에서 2년 가까이 근무하다 본청으로 들어온 뒤 1년도 안된 상태.진급을 하면 다시 섬지역인 면으로 가 최소한 1년 이상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어렵기 때문이다.
기혼자는 부부간 별거 및 자녀문제 등으로,미혼자는 주거와 식사문제 등으로 커다란 애로를 겪어야 한다.
이같은 경향은 특히 여성들에게 두드러져 11명의 진급거부자 가운데 10명이 여성이었다.
김모씨(30·여)는 “육지에서는 부부가 떨어지더라도 주말부부나마 될 수있지만 섬은 교통이 불편해 한달에 한번 만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진급거부자에는 부부공무원이 4명 포함돼 있다.
반대로 면에서 진급해 본청으로 오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대청면 기능직 9급인 문모씨(40) 등 2명은 지난 인사에서 8급으로 진급,군청에서 근무하게 되자 진급을 포기했다.섬 토박이에게 육지생활은 다른 의미의 불편을주기 때문이다.
옹진 김학준기자 hjkim@
1999-06-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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