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전 인류의 집단 식중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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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6-09 00:00
입력 1999-06-09 00:00
누구나 한번쯤 무엇을 잘못 먹고 식중독에 걸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식중독은 단순히 배탈이 난다거나,설사가 난다거나 하는 정도와는 질적으로 다른사건이다.대개의 배탈은 상한 음식을 먹거나 또는 신체적·심리적 불안상태로 인하여 생기는 일시적인 소화불량에 지나지 않을 뿐이지만,식중독은 음식물 속에 독극물이 들어있어 우리 몸 속에 침투함으로서 생겨나는 중독·마비 현상이다.그리고 두사람 이상이 똑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이 위해를 당했을때 우리는 이를 집단 식중독이라고 부른다.

요즈음 전세계가 다이옥신 공포에 떨고 있다.다이옥신이라는 독가스 혹은독극물이 얼마나 치명적인가 하는 것은 쓰레기소각장에서의 배출 규제 기준량이 1m³당 0.5 나노그램(1나노그램은 10억분의 1g)이라는 사실만 보아도알 수 있다.

이처럼 눈으로 볼 수도 없고 몸으로 느낄 수도 없는,극미량만으로도 인간의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명백한 발암물질’이 유럽산 수입식품에 오염되어우리나라에서도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종종 경험한 집단 식중독은 초등학교 급식 과정에서 불량식품이 유통되거나 또는 여름철에 비브리오균이 있는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어서 자초한 사례 등이었다.하지만 지금 우리는 전 세계의 주민들이 동시에 식중독에걸릴 수 있는 엄청난 위험 앞에 노출되어 있다.‘전 인류의 집단 식중독’이라 할만한 불길한 사건이다.

작금의 다이옥신 사태를 불안하게 지켜보면서 정말로 두렵게 생각되는 것은 인간은 공해물질의 최종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이를 배출한 유발자라는 사실이다.다이옥신의 인체 섭취 경로를 보면,인간이 저지른 대기오염으로부터 공해물질이 토양과 식물에 흡수되고,이것들은 다시 동물과 물고기들에 섭취되어 인간의 밥상에 오른다.



이처럼 인류가 한꺼번에 집단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는 위기 앞에서 우리는정부의 식품대책 무능력을 탓하기 앞서 보다 근본적으로 환경문제의 본질에관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그것은 ‘내가 시킨 환경오염,내 몸으로 돌아온다’는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임진택 연극연출가 판소리꾼]
1999-06-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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