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농림부의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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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6-09 00:00
입력 1999-06-09 00:00
벨기에산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파동’으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당장밥상에 오르는 먹거리가 의심되는 판이니 소동이 무리는 아니다.

주무부서인 농림부는 요즘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분위기다.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커져 나가자 당황하는 눈치도 역력하다.농림부 당국자는 “이렇게까지 폭발력이 클 줄 몰랐다”고 털어놓기도 한다.한편으론 속앓이도 깊다.무엇보다 국내에 들어온 유럽산 육류제품이 과연 오염돼 있는지조차 알 길이없다.1차적으로는 국내에 검사장비가 없어서다.이에 대해서는 “대비가 소홀했다.공무원으로서 죽을 죄를 지었다.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국내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농림부는 벨기에,프랑스,네덜란드 당국에 오염사료를 먹고 자란 돼지고기인지 등에 대해 두차례 확인요청을 했다.그렇지만 아직까지 회신이 없는 상태다.“너무도 무책임한 처사”라는 불만만 터뜨릴 뿐 오염확인 여부는 여전히 알 도리가 없는 상태다.

이런 와중에 “국내산도 안심할 수 없다”거나 “미국산 고기도 다이옥신에 오염됐다”는 등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소비자들의 불안은 확산될 수밖에 없고,관련 공무원들은 불똥이 어디까지 튈 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소비자단체 등은 며칠 째 늑장대응에 대한 항의성 전화세례를 하며 농림부 직원들을 몰아세우고 있다.국회 농림수산위원회 등 정치권에서도 당국자들을 이리저리 불러 해명을 듣는 등 단단히 ‘손을 볼’ 채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농림부의 한 간부는 “문책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다.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여기서 한번 사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물론 적기에 행정조치를 발동하지 못하거나,사전 대비가 미흡한 점 등이 드러나면 문책은 마땅하다.

그렇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지나치게 들떠있는 인상이다.다이옥신 파동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다.식품 선진국이라는 이웃의 일본도 검역과정에서 다이옥신 함유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장비가 아직 제대로 없다고 한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사태재발을 막기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다.당국자들이 차분히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배려하는여유도 다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unopark@
1999-06-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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