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문제다>빠찡꼬 2만대 허가‘심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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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6-04 00:00
입력 1999-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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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공진협)가 지난 4월 말 수백억원의 이해가 걸린 빠찡꼬와 슬롯머신류등 사행성 오락기기의 허가를 내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공진협 전문가 심의에서는 만장일치로 불가 판정이 내려졌으나 비전문가가 심사위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재심의에서 표결로 1차 심의결과를 뒤집고 허가 판정을 내려 심의 과정에 미심쩍은 대목이많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오락기시장은 슬롯머신과 빠찡꼬류의 기기에 급속히 잠식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실제로 공진협은 빠찡꼬류 기기 1만8,000대(신청건수는 4만8,000대·대당 300만원),슬롯머신류 기기 2,000대(대당 150만∼200만원)의 허가필증을 내준 상태다.

특히 허가받은 빠찡꼬는 일본제 기기(기계식 구슬치기)로 완제품의 수입이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일제 도박기기가 판을 칠 가능성이 크다.

3일 공진협과 오락기기 제조업체 등에 따르면 공진협 산하 ‘유기기구심의협의회’(2차심의)는 지난 4월27일 1차심의에서 ‘사행성이 짙다’는 이유로 불합격판정을 받고 재심의를 요청한 4∼5건의 오락기기 가운데 사행성 오락기기인 ‘환타지 로드’와 ‘서울88’등 2건의 허가를 일부 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표결로 통과시켰다.

공진협이 98년 9월 유기기구의 심의기능을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로부터 넘겨받은 이후 슬롯머신과 빠찡꼬류의 사행성 오락기기를 허가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빠찡꼬와 슬롯머신 영업은 93∼94년 정·관계 인사가 연루됐던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이 터지면서 사행행위 등 규제및 처벌 특례법이 제정된 이후사실상 전면 금지돼 왔다.

유기기구심의협의회 위원 14명 가운데 11명이 참석한 2차심의에서는 비밀투표를 통해 찬성 7명,반대 4명으로 통과됐다.

‘환타지로드’는 일본제 빠찡꼬인 ‘로드 스타’의 중고품에다 경품상자를 추가한 뒤 이름만 바꾼 것으로 쇠구슬을 이용하는 오락기기이다.‘서울88’은 슬롯머신처럼 릴식 오락기기로 동전을 넣고 일정한 점수를 따면 선물을준다.

게임개발자,전자공학 교수,청소년 문제 전문가 등 6명으로 구성된 공진협의 전문검사위원회는 지난 4월 초 1차심의에서 “환타지로드는 빠찡꼬,서울88은 슬롯머신이나 다름 없는 사행성 오락기기”라며 불합격판정을 내렸었다.

공진협의 유기기구 검사규정 제17조(사행성 간주)는 지나친 사행심을 유발하는 화투 포커 로열카지노 슬롯머신류의 게임과, 오락성은 없고 도박에만이용될 우려가 있는 릴식 짝맞추기 게임 등을 엄격히 규제토록 하고 있다.

1차 심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환타지로드는 일본제 빠찡꼬인 ‘로드스타’를 통째로 들여 온 것”이라면서 “어떻게 재심의에서 통과됐는지 알수 없다”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심의에 올라온 오락기기 가운데 환타지로드와 비슷한 다른 업체의 제품은 통과되지 않았다”면서 “특정업체의 오락기기만 통과된 것은 요로에 줄을 대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1999-06-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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