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탐험]-보건소장(3)
수정 1999-06-02 00:00
입력 1999-06-02 00:00
병·의원이 없는 읍·면에는 보건소가 아닌 보건지소가 있다.전국에 1,266개.이곳의 소장들은 대부분 군의관 복무 대신 근무하고 있는 공중보건의들로3년간 의무 복무한다.
공중보건의는 주민에게 구세주같은 존재지만,인력부족과 낙후된 장비 등으로 진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게다가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구조조정 때 보건지소를 감축,최소한의 의료혜택도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충남 보령에서 공중보건의를 한 김대환(金大煥·29)씨는 “약품 및 의료장비가 낙후돼 애를 먹었다”면서 “시 보건소에 필요한 약품 공급을 요청하지만 행정처리절차 지연 등으로 약을 제때 못받는 일이 잦았다”고 말했다.전남 삼산면 김영준(金永俊·30)보건지소장도 “환자들에게 소견서를 써 여수시 병원으로 가라고 하지만 배값,진료비를 합하면 최소 10만원 이상 들어 실제로 가는 사람은 없다”면서 “장비 부족은 물론 혈액검사도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장비부족 뿐 아니라 일부 공중보건의의 근무태만이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다른 병·의원에 아르바이트를 나가거나 전문의 시험공부 등으로보건소 근무에 구멍이 생기는 경우다.
경북 성주군의 한 공중보건의(31)는 “수당까지 월 80만원 정도를 받아선결혼한 공중보건의는 생활이 되지 않는다”면서 “박봉 때문에 일반 병원에서 당직의사로 일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최근 근무평가가 엄격해진데다 근무하던 곳에서 현지 개업을 하는공중보건의가 늘어나면서 과거처럼 ‘보건지소는 쉬다가는 곳’이라는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오히려 보건지소 근무 이후 보건행정으로 전공을 바꾸거나 보건의 모임을만들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릉시 윤지성(尹智聖) 공중보건의는 “벽·오지의 의료 현실을 잘아는 공중보건의들에게 어느 정도 자율권을 주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사회안전망으로서 보건지소의 역할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1999-06-0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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