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검찰의 장관부인 과잉보호
기자
수정 1999-06-02 00:00
입력 1999-06-02 00:00
정씨는 15분 후 연씨 자택 부근에 차를 세워 또다시 취재진들을 유인함으로써 집으로 들어가는 연씨를 ‘보호’했다.연씨의 ‘대역’을 맡은 정씨는 서울지검 특수1부 엄모 검사의 차량을 이용했다.정씨는 이번 사건의 참고인으로 이형자(李馨子)씨가 이사장인 횃불선교회의 전도사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규섭(金圭燮) 서울지검 3차장은 기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당사자들이사진촬영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검찰은 이를 보호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우연히 같은 시간에 귀가하는 참고인들이 어디로 가는 것까지 검찰이 간섭할 수 없지 않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다.
박상길(朴相吉) 특수1부장도 “참고인이 귀가 걱정을 한다길래 검사 차량과 수사관을 지원했을 뿐”이라면서 “참고인은 검찰 조사내용을 연씨와 협의하기 위해 갔을 것”이라고 ‘친절하게’ 부연설명까지 덧붙였다.
검찰이 지금까지 모든 참고인들에게 이같이 대했다면 언론으로서도 할 말이 없다.그러나 검찰은 이번 사건의 수사가 시작된 이래 연씨에게 유리하다고판단되는 내용은 적극적으로 흘리고 불리하다고 생각되면 한사코 공개를 회피,‘공정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순영(崔淳永) 신동아그룹 회장의 안사돈 조복희(趙福姬)씨가 지난해 11월 연씨가 회원인 친목단체 ‘낮은 울타리’의 가입을 원했었 때 ”연씨는 사건 관계인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검찰이 적극 ‘홍보’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수사 관계자는 비난이 증폭되자 “재미있으라고 한 말”이라고 둘러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신에 찬 시선을 조금이라도 감안한다면 불필요한 오해는 사지 말아야 한다.검찰은 자신들의 언행이 ‘투명성’을 강조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지와는 어긋나지 않는지 곰곰히 곱씹어 보아야 한다.
bsnim@
1999-06-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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