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市·區 인사 ‘자기몫 챙기기’ 꼴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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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5-11 00:00
입력 1999-05-11 00:00
서울시 인사가 파행수준을 넘어 가관이다.

조정자 역할을 주장하는 시와 법적 권한을 내세우는 구의 의견이 충돌하는가 하면 구끼리도 자기몫 챙기기로 이전투구를 벌이는 등 민선2기 출범이후인사때마다 불거지는 시와 구,구와 구 사이의 갈등이 갈데까지 간 느낌이다.

이바람에 예정된 인사가 보름이 넘도록 지연되고 있다.

최근들어 7명의 3급 승진자리를 놓고 전개되는 시와 구,구와 구 사이의 볼썽사나운 광경은 가히 압권이다.

발단은 지난달 초 마포구가 공석인 부구청장에 행정관리국장을 내부승진시키면서 비롯됐다.법규에는 부구청장 임명권이 구청장에게 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시는 3급 승진인사때는 사전협의하기로 한 약속을 들어 즉각 마포구에 발령 취소를 요구하는 한편 해당 부구청장은 부구청장들이 참석하는 시주관의 합동간부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했다.이같은 소동은 마포구가 시의 요구를 받아들여 발령을 취소,봉합되는 듯했다.

그러나 승진심사 과정에서 곪은 종기가 터져버렸다.우선 심사위원 자리를놓고시·구간에 줄다리기가 벌어졌다.격론끝에 7대 7로 공평하게 낙착됐지만 구 몫으로 돌아간 7자리를 놓고 다시 격전이 벌어졌고 이런 곡절끝에 마련된 심사위원회 회의는 욕설로 얼룩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시간부는 “인사위원회 광경을 비디오로 촬영,시민들에게 보여주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서로 몫을 챙기기 위해 욕설과 고함이난무했다”고 털어놨다.

회의에서는 결국 투표끝에 구 4명,시 3명을 승진시키기로 결론났다.그러나구 몫인 4명의 승진내정자를 살펴보면 시가 구의 요구를 일방수용한 측면이강하다.부구청장이 공석이거나 조만간 퇴직하는 4개 구에 한명씩 배정됐기때문이다.따라서 승진서열이 앞선 다른 구 간부 등 여기저기서 불만과 비아냥이 터져나오고 있다.

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시는 7명의 승진자를 내정한뒤 전보발령을 추진했으나 내정 보름이 지난 현재까지 발령을 못내고 있다.모부구청장 내정자 때문에 일이 꼬였기 때문이다.이에 대해서도 보내는 구와 받는 구의 거부설,내정 당사자의 버티기설 등 갖은 풍문만 나돌고있다.

시 간부들 사이에는 이런 식으로는 더이상 일을 할 수 없다며 자치구 이기주의와 고건(高建) 시장의 정치력 부재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구 공무원들 역시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이번 3급 및 후속으로 있을 4급 승진인사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덕현기자 hyoun@
1999-05-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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