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私學의 자율성과 교원 단체활동
기자
수정 1999-05-08 00:00
입력 1999-05-08 00:00
물론 이러한 통제의 반대급부로 중등사학은 정부로부터 표준예산소요에 비추어 부족한 경비를 지원받고 영세한 학교들은 평준화시책에 의해서 학생들을 배정받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다.그러나 이러한 여건 때문에 우리의 중등사학은 준(準)공립학교화하고 있어 사학의 존립의의를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7월부터는 교원노동조합이 합법화되어 근로조건을 비롯한 여러가지 사항에 대해서 중앙 및 지역단위의 사학재단 연합체와 단체교섭을 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도록 되어 있다.비록 단체행동권은 유보되었고 개별사업장인 학교단위의 교원노조 결성과 활동이 금지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파장과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행 교원노조법의 규정대로 단체교섭이 원만히 이루어질 것인지 의문이다.우선 사학재단연합체가 개별 사학재단의 교섭권을 위임받아 협약을체결할 만한 위상과 권능을 갖고 있는지부터 회의적이다.사학재단들이 연합체에 가입하기를 거부하거나 교섭권을 위임하지 않을 경우,또 체결된 협약을 개별 사학들이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 어떻게 되는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
특히 사학교원들 중에서 교원노조에 가입하는 비율이 낮거나 특정한 사학의 경우 노조가입자가 전혀 없는 경우에도 지역단위 혹은 전국단위 교원노조가 체결한 협약을 사학재단들이 의무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전체 교원 중 가입률이 과반수에도 못 미치는 경우에도 모든 교원들의 의사를 대표한다고 인정해야하는가? 복수의 교원노조가 생기고 전문직교원단체가 더 많은 회원을 갖고 있는 경우에 누가 대표성을 인정받아야 하는가? 노동조합 형태의 교원단체에만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전문직 교원단체에게는 노동관계법상의 교섭권을 인정할 수 없다면 교원의 단체활동에 관한 근거법령과 적용대상을 이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우선 사립학교의 경우에는설립자가 민간의 개인 또는 단체로서 법인 이사장이 교원을 임용하고 있으므로 개별학교 단위에서 노사관계가 명료하게 성립된다.따라서 사립학교 교원들은 노동3권을 갖는 교원노조에 가입하여 단체교섭은 물론 단체행동까지도할 수 있도록 하고,사용자인 사학재단에 대해서도 일반산업체의 고용주에게부여하고 있는 권한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사립학교 단위에서 독자적인 단체교섭및 협약이 실효를 거두려면 사학운영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지 않으면 안된다.교원들의 보수나 근무조건을 학교마다 다르게 책정할 수 있으려면 재정운영의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등록금의 차등화도 허용해야한다.이를 위해서는 정부에서도 계획하고 있듯이자립이 가능한 사립학교는 재정을 비롯한 학교운영의 자율성은 물론 학생선발과 교육과정 운영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자율성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희망하는 고등학교에 대해서는 평준화시책을 해제하는 방안도병행할 필요가 있다.다른 한편 국·공립학교의 경우에는 교직원의 신분이 공무원이므로 일반공무원에 준해서 단체활동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우리 공무원들도 이제는 단체 결성을 허용하고 있거니와 교육공무원들에게는 전문직 교원단체에 부여하고 있는 교섭·협의권까지를 인정해도 형평에 어긋나는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그리고 국·공립학교 교원들의 임용권자 및 고용주는 교육부장관 또는 교육감이므로 그러한 교원단체의 교섭·협의는 학교단위보다는 중앙 또는 지역단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고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1999-05-08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