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보수체계전면 재검토해야”…생활안정대책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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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4-23 00:00
입력 1999-04-23 00:00
정부가 공직 안정책 마련작업에 착수하자 공무원들도 나름대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기획예산위와 행정자치부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공무원들의 의견내용은 경제적인 안정이 압도적이었다.

‘배고파’라고 이름을 밝힌 한 공무원은 “6급 공무원 20년에 이것 떼고저것 뗀 4월 봉급 실수령액이 90만원이었다”면서 “어찌 살란 말이냐”고하소연했다.‘이용수’는 공무원 보수를 하루빨리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들은 고관들이 김치통과 냉장고에 현금을 넣어뒀다는 절도범 김강룡(金江龍)의 주장을 들면서 공무원들이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지적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희망’이라는 공무원은 “공무원의 사기는 근무환경도 중요하지만 생리적 욕구가 먼저 충족돼야 한다”며 250%의 체력단련비 삭감분을 특별상여수당으로 지급해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순수공무원’은 “구조조정과 급여삭감 등으로 공무원들의 사기는 극도로 위축돼 있고 인력감축으로 업무량은 크게 늘었다”며 근속 승진제를 주장했다.

맞벌이를 한다는 7급 공무원은 공무원보수체계의 전면 재검토,법정 승진연한이 된 공직자의 조속한 승진,주택자금의 저리대출 등의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직안정책 마련에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갈산자’는 “신분보장과 연금제도 개선 등은 어제 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파업전야’는 사기진작방안에 전혀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면서 “노조설립만이 공무원의 살 길”이라는 목소리를 냈다.중앙부처 국장이라는 한 공무원은 “직원들은 살 길 걱정한다고 상관이 시키는 일도 하려들지 않는다”고 개탄하면서 월급으로 생계걱정 안해도 될 만한 재산수준을 갖춘 사람을 공무원으로 채용하자는 다소 엉뚱한 제안을 내놓았다.
1999-04-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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