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의 설비투자부진으로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산업은행조사에 따르면 올해 민간기업 설비투자규모는 31조2,5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는 비록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주름살이 가장 깊었던 98년의 전년대비 감소율 37%보다는 크게낮아 진 것이지만 설비투자의 절대금액이 3년째 줄어들고 있어 대책마련이절실하다.특히 전체산업을 주도하는 제조업투자가 11.4% 줄어들어 생산기반위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올들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있기는 하다.그렇지만 이는 주로 소비심리가 되살아 나는데 따른 것이어서 설비투자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경기의 거품화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더욱이 소비증가가 대부분고소득층에 의해 이뤄지고 있기때문에 고가사치성 외국제품의 수입을 유발,무역수지에 마이너스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한국은행도 최근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2%에서 3.8%로 상향조정하면서 성장요인이 소비증가에 치우치고 있음을 경고한바있다.다른 민간경제연구소들도 최근의 주가상승과 아파트청약열기가 산업생산부문의 투자나 경기상승을 동반치 않은 것이어서 거품화가 우려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때문에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충해서 지속적인 성장능력을 키우고 신규고용창출을 가능케 하려면 설비투자를 뒷받침하는 경제정책의 운용이 절실함을 강조한다.특히 실업대책의 경우 공공취로 사업을 확대하는 등의 앞가림에급급한 선심(善心)쓰기 단기성 사업보다는 중장기적 안목으로 설비투자관련대책을 추진해서 경쟁력을 기르도록 촉구한다.
경기회복도 국내소비에 큰비중을 두는 내수(內需)진작은 현재의 국민소득과 구매력을 감안할 때 한계가 있다.따라서 보다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시책을펼쳐서 국내기업들에게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회복과 함께 투자심리를 되찾게 해주고 외화가득률 제고(提高)와 경기파급효과를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이를 위해 정부는 재정투융자사업을 늘려서 항만시설건설 등 수출인프라 투자에 힘쓰고 조달청을 통해 국제원자재를 충분히 확보,민간기업에 공급해주는 방법으로 수출생산능력을 키움으로써 대외지향의 내실(內實)성장을이뤄 나가야 할 것이다.구조조정실적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서는 시설재 수입금융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서 투자심리를 부추길 수 있을 것이다.
1999-04-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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