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산책-한량형·강박형·자기과시형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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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3-29 00:00
입력 1999-03-29 00:00
10년째 고시공부를 하는 서울 신림동의 朴모씨는 고시에 관한한 ‘박사깝기 그지없다고들 한다.만약 그가 일반 기업에 들어갔더라면 훌륭한 회사원이 됐을 터이다.
고시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고시촌의 의자를 박차고 일어서는 용기가필요하다.‘나는 고시에 적합할까’. 고시공부를 하면서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의문이다.만일 즐기면서 공부하려는 ‘한량형’이라면 포기하는 편이 낫다.찾아오는 친구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은 고시공부를 직업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박·초조형은 시험이 가까워지면 자신의 페이스를 잃기 쉽다.한 문장이라도 이해를 하지 않고는 책장을 넘길 수 없다면 고시보다는 순수학문 쪽이 어울린다.누구보다도 자료와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는 고시생은 정보의 홍수에휩쓸리게 된다.고시와 관련된 자질구레한 소문에 귀를 틀어막는 우둔함도 때로는 필요할 것이다.
고시생 가운데는 ‘자기과시형’이 뜻밖에도 많다.헌법은 이렇게 공부해야한다고 늘어놓는 과시형은 대부분 “지난 시험에는 1점 차이로 떨어졌다”고 말을 맺는다.고시도 성공을 거두려면 목표를 정해 몰아붙여야 하고 철저한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정치인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정치인이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시전선도 합격과 불합격으로 구분되는 냉정한 세계라는 점에선 선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미희 고시컨설턴트 유망고시길라잡이 대표
1999-03-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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