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밀레니엄 후보론으로 與와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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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3-23 00:00
입력 1999-03-23 00:00
“새 천년(밀레니엄)을 열어 나갈 인재를 찾아라”여권의 ‘젊은층 수혈론’에 맞선 한나라당의 전략 개념은 ‘밀레니엄 후보론’이다.새로운 시대를열어 나갈 내년 16대 총선 후보에 개혁 성향의 참신한 인사를 포진시키겠다는 발상이다.

당위성 차원에서는 여권의 ‘젊은층 수혈론’과 엇비슷하다.그러나 핵심 구상에서는 차별성을 띠고 있다.당 지도부는 현 정권의 중간평가 형식인 16대총선이 민의(民意)에 의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야당으로서는단순한 ‘생존’이 아닌 발전적 ‘변신’의 계기가 되는 셈이다.

때문에 지도부는 ‘밀레니엄 후보론’의 전제조건을 당 체질개선과 정체성(正體性)확립을 통한 여당과의 차별화에서 찾고 있다.李會昌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22일 “당 체제나 운영방식이 비민주적이면 아무리 좋은 인재라도 함몰될 수밖에 없다”며 “여든 야든 젊은 피를 수혈하려면 체질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李총재가 최근 16대 총선을 1년 남짓 앞두고 새로운 정치비전과 21세기형 선진정치 구상을 제시하기 위한 작업에 골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李총재는 3·30재보선 이후 민생투어와 각종 강연,미국 방문 등을 통해 정리된 생각을 조금씩 내비칠 작정이다.

지도부는 특히 영입의 폭을 과거 민주화 투쟁 경력자에 국한하기 보다 기업,문화 등 미래지향적인 지식인 그룹쪽으로 넓힌다는 구상이다.특정 인물을염두에 두는 단계는 아니지만 원외위원장으로 鄭泰允 金富謙 沈在哲 鄭鎭燮鄭寅鳳 朴啓東 韓昌熙 李忠範씨,당 주변 인사로 陳永 嚴虎聲변호사,具凡會부대변인,당료 출신인 權奇均씨 등이 꼽힌다.

그러나 후보군(群)의 대폭 물갈이는 현실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자칫 엄청난 홍역과 진통으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李총재쪽은 “교과서적 이상론과 정치 현실,특히 선거 상황과는 괴리가 있다”며 “16대 총선에서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접점을 찾아 ‘신(新)·구(舊)간’ 조화로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구 ckpark@
1999-03-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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