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꿈꾸는 ‘相生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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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3-22 00:00
입력 1999-03-22 00:00
환경문제에 대한 미술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음양오행 사상을바탕으로 한 이색 환경전이 마련돼 관심을 모은다.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다다갤러리에서 열리는 서양화가 김규동(36)의 ‘상생(相生)과 조율(調律)’전.그의 작업은 사회·문명비판적 성격을 띠지만 그 중심에는 환경문제가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작가의 문제의식은 통상적인 문명비판 작업과는 달리 보다 근원적인 곳을향한다.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되 단순고발 차원이 아니라 문제를 낳게한 그릇된 세계관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춘다.요컨대 그는 음양오행을 무기로 문명의 심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역학(易學)’에 따르면 세상만물은 음과 양으로 구성돼 있다.이 음양에서 오행이 나온다.태어나서 자라고 열매를 맺고 죽어 쉰다는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이치가 바로 음양오행의 핵심이다.싫어하는 오행끼리 만나면 서로 미워하는 상극의 관계가 된다.반면 상생은 문자 그대로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일종의 ‘사랑의 관계’다.작가는 그림을 통해 상생의 세계를 꿈꾼다.그의작업의 무게중심은 당연히 상생 세계를 이룩하는데 놓인다.예를 들어 작가는 평범해 보이는 풍경화 하나에도 그 밑바닥에 상생의 세계관을 깔아둔다.초록색 머리카락과 수염의 녹색인간을 통해 오염된 세상을 청정한 기운으로 조율하는 ‘조율1’,음과 양의 합일로 자연이 잉태되기를 바라는 ‘음양의 합일-자연이 조율되기를…’,전통탈을 활용해 오행의 원리를 보여주는 ‘깨달은 자의 봄’….모두 음양오행 사상을 기본으로 한 작품들이다.작가는 이 작품들을 ‘그렸다’기 보다는 ‘만들었다’.합판에 논바닥이나 불꽃,연기 따위를 스케치해 일일이 조각도로 새겼는가하면 종이죽이나 톱밥을 이겨 저부조(低浮彫)의 형상을 만든 뒤 그 위에 채색을 하기도 했다.그런 엄격한 ‘수공(手工)’을 거친 만큼 작품의 조형성은 탄탄할 수밖에 없다.(02)735-8942
1999-03-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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