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청춘’ 표절시비로 도중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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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3-06 00:00
입력 1999-03-06 00:00
지난 1일 첫회 방송직후 표절시비에 휘말린 MBC 16부작 미니시리즈 ‘청춘’(극본 육정원,연출 최윤석)이 이달말 10회로 조기종영된다.

MBC는 지난 4일 관련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오는 4월5일부터 새미니시리즈 ‘풍운의 강’을 앞당겨 방영키로 했다.MBC의 한 관계자는 “1·2회 만으로 표절이다,아니다 딱잘라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하지만 누가봐도흡사한 장면이 여러군데 드러난 이상 서둘러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그동안 쇼·오락·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표절시비는 심심찮게 있었지만 이때문에 프로가 중도하차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청춘’이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드라마는 지난 97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러브 제너레이션’.첫회가 나가자마자 각 PC통신에는 양 드라마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항의가 쏟아졌다.

마지막 전철을 놓친 장동건이 길에 쓰러진 김현주를 집으로 데려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 뒤 다음날 첫 출근한 새 직장에서 김현주를 다시 만나는 과정,그리고 두사람이 서로를 좋아하게되는 이야기 구조가 ‘러브…’와 흡사하다는 것.‘러브…’의 남자 주인공 기무라 다쿠야도 마지막 전철을 놓친 뒤길에서 마쓰 다카코를 만나 같이 밤을 보내고,이튿날 회사에서 그녀와 재회한다.

장동건이 출근 첫날 귀고리때문에 상사에게 혼이 나는 장면,김현주가 장동건의 옛애인 사진을 실수로 찢는 장면 등 몇군데 세부적인 묘사는 아예 ‘러브…’를 그대로 옮겨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이번 ‘청춘’파문을 계기로 방송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일본 프로 베끼기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사실 표절논란은 시시비비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지금까지 수많은 프로가 베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명쾌하게 표절로 결론이 난 경우는 드물었다.

법적 잣대가 미약한데다 시청률만 높으면 개의치않고 끝까지 밀어부치는 방송사의 태도도 한몫했다.이런 점에서 MBC의 이번 결정은 공영성을 강조하는요즘 분위기와 ‘청춘’이 부담이 덜한 외주제작물(MBC프로덕션)이라는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1999-03-0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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