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물갈이 문제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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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2-19 00:00
입력 1999-02-19 00:00
은행 주총시즌을 맞아 은행장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으나 문제가 많다.

멀쩡한 은행장이 옷을 벗는가 하면,부실경영에 책임있는 사람들이 은행 간판만을 바꿔달고 최고 경영자로 복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기업(은행)윤리가 실종됐다는 비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은행권은 羅應燦 신한은행장이 3연임 임기를 1년 남겨두고 중도 하차한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羅행장은 선린상고를 나온 전문경영인으로,91년 행장에 선임된 뒤 8년간 신한은행을 이끌며 개혁을 주도해 왔다.

신한은행은 IMF한파로 국내은행들이 지난해 14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음에도 590억원의 흑자를 내는 등 경영능력이 뛰어나 대주주로부터 절대신임을 받아왔다.신한은행 임직원들도 1년 남은 임기를 다 채우고 명예롭게 물러나기를 갈망해 왔다.

羅행장이 물러나게 된 명분은 세대교체다.금융감독당국 고위관계자는 지난주 羅행장의 거취와 관련,“대주주가 재일교포여서 정부에서 어떻게 할 수없다”고 말했었다.당국은 그러면서도 내심 “羅행장이 세대교체를 위해 물러나 줬으면 좋겠다”며 퇴진신호를 보내왔다.

급기야 羅행장은 설 연휴에 일본으로 건너가 지난 17일 李熙健회장의 동의를 얻어냈으며,18일에는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후임행장 후보로 李仁鎬전무(56)가,權寧鎭감사의 후임으로는 姜喜文 전 은행감독원 검사1국장이 각각 추천됐다.

한빛은행과 한미은행은 행장을 서로 맞바꿨다.金振晩 전 한미은행장은 지난 1월4일 한빛은행장으로 옮겼고,申東爀 전 한일은행장 대행은 지난 12일 한미은행장에 뽑혔다.이로써 두 은행 모두 서로 은행경영의 고급정보를 독점할 수 없게 됐다.

洪世杓 외환은행장도 독일 코메르츠은행과의 합작성사라는 ‘업적’과 상관없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다.후임으로는 吳浩根 기업구조조정위원장과 魏聖復 전 조흥은행장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吳위원장은본인이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魏행장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고도 한다.

지난해 연말 상업은행장에서 물러난 裴贊柄 전 행장도 조흥은행장 후보로떠올랐다.한편 李鍊衡 부산은행장 후임에는 金璟林 전 은행감독원 부원장보(57)가,李春永 경남은행장 후임에는 朴東勳 전 상업은행 상무(57)가 내정된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퇴사한 뒤 3년 정도는 경쟁기업으로 가지 않는 것이 직업윤리상 관례로 돼있다”며 “내부 적임자가 없으면 과감히외부 전문가를 공채하는 풍토가 아쉽다”고 말했다.

吳承鎬 osh@
1999-02-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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