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金在哲 신임회장이 일으키는 돌풍에 떨고 있다.지난 10일취임한 뒤로 불과 사흘이 지났건만,철저하고 파격적인 ‘金在哲식 경영스타일’이 곳곳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金회장은 11일 업무보고를 하던 한 임원에게 느닷없이 근무복을 주문했다.“나는 양복을 입는 사람이 아니니 근무복을 달라.임원들도 편한 옷차림으로 일해도 좋다”는 것이었다.따로 근무복이 없는 무협으로서는 엉뚱한(?) 고민이 생긴 셈이다. 무협 임원들이 더욱 긴장하는 대목은 숫자다.한 임원이 업무보고에서 ‘열대여섯’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金회장으로부터 “열다섯이면 열다섯이고,열여섯이면 열여섯이지 열대여섯은 뭐냐”는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金회장은 나아가 청탁 배격과 근무성과를 특히 강조하고 나서 무협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인사청탁과 관련해 金회장은 “얼마든지 하라.하지만그 결과에 대해서는 가시적으로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철저한 배격을 강조했다.金회장은 또 동원산업의 민원에 대해서도 “절대 받아들이지 마라.혹시라도 청탁해 오거든 내게 즉각 보고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金在哲바람’에 무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12일 “具平會 전회장에게서는 재계 로열패밀리로서의 벽이 느껴졌던 게 사실”이라고 토로하고 “그러나 金회장은 아래에서부터 시작한경력 때문인지 어려우면서도 친밀감이 든다”면서 “동원산업이 운으로 큰게아니더라”고 했다.그러나 한 임원은 “하는 일에 비해 무협에 사람이 많다고 느끼는 듯 하다”며 감원 가능성을 걱정했다.
1999-02-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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