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대통령과 金鍾泌국무총리의 ‘내각제 협의’가 19일 청와대 독대를거치며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두 사람 사이에 올해 안에 내각제 개헌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공감대는 형성된 것 같다. 金총리는 50분 가까이 계속된 회동을 마친뒤 청사로 돌아와 “대통령이 국정을 잘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金총리가 직접주례보고의 내용을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었고,표정도 밝은 편이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면서 “앞으로 두 분이 충분한 대화를 나눠 합의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金대통령과 金총리가 첫 매듭을 잘 풀기 시작했기 때문에 내각제 실시와 관련한 새로운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와대측은 가급적 ‘99년 개헌’이라는 굴레만을 벗는 데 초점을 맞출지모른다.내달 설 연휴까지는 내각제 문제를 마무리짓고 싶어하는 것이 청와대측 입장이다. 그러나 金총리측은 내각제 이행의 시기와 형태,그에 따르는 정치 일정 및제도 변경 등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합의를 도출하고 담보를 얻기를 바란다.특히 2월로 예정된 제2차 정부조직개편에서 중앙인사위원회와 기획예산처 등이 어디에 소속되는가,개각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 등에서 金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하려 할 것 같다. 어쩌면 金총리는 金대통령 의지의 일단을 읽었을 수도 있다. 두 사람 사이에 공감대가 이뤄져도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는 소모적인 줄다리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그러나 소모전 그 자체가 내각제를 연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金총리는 내각제와 관련해서는 대외적으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지만,결론이날 때까지는 그 침묵이 계속될 것 같다. 金대통령과 金총리가 내각제와 관련한 새로운 합의를 이뤄낸다면 곧바로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한편 야당으로까지 합의의 지평을 넓혀가는 절차를 밟아갈 것으로 보인다.
1999-01-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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