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래 글에 나타난 갈등의 본질을 분석하고 주인공의 결정이 지니는 의의(意義)를 우리 사회가 지닌 문제들과 연결지어 논술하라. 두 놈이 정신없이 다투고 있는 틈을 타서 나는 급히 그 장소를 피해 걸음아날 살려라고 사슴처럼 강둑 길을 내달렸다.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것으로 당분간 놈들은 나와 짐을 만날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다.나는 숨이 차서 못 견딜 지경이었지만 기쁨으로 가슴이 뿌듯해져 뗏목에 이르기가 무섭게 큰 소리로,“뗏목을 풀어 짐, 이젠 문제없어!”하고 외쳤다. 그러나 아무 대답도 없었고 윅앰(아메리카 인디언의 텐트 오막집)으로부터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짐이 간 곳이 없다! 나는 불러보았다.다시 한 번불러보았다. 그 다음 또 한 번 불러 보았다.그리고는 숲 속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불러보기도 하고 또 날카로운 소리를 질러보기도 했지만 역시 헛수고였다.그리운 짐은 간 곳이 없었다.그래서 나는 풀썩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울지 않을수가 없었다.그러나 언제까지 앉아 있을 수도 없고 해서 얼마 후엔 어떻게하면 좋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려고 한길로 나갔다.가다가 이 쪽으로 걸어오는 사내아이를 만났다.이러이러한 복장을 한 낯선 검둥이를 본 일이 없느냐고 물었다.그랬더니 그 아이 대답이 “만났어” 하는 것이 아닌가. “어디쯤에서?” “여기에서 2마일 하류의 사이리스 펠프스 아저씨 집에서.그 놈은 도망친 검둥이로 사람들이 붙잡은 거야.넌 그 검둥일 찾는 중이야?” “찾고 있는 게 다 뭐야! 난 한 시간인가 두 시간 전에 그 놈과 숲에서만났는데 그 놈은 만일 내가 소릴 지르면 배창자를 갈라놓겠다고 공갈을 치는게 아냐.그리고 또 가만히 누워서 꼼짝 말라고 했기 때문에 그대로 했지.나오는 게 다 뭐야.무서워서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뭐.꼼짝도 못하고” “응,그래? 이젠 무서워할 건 없어.붙잡혔으니까.남부 어디서 도망쳐왔대.” “붙잡아서 큰 돈벌일 했군” “그럼.내 말이 옳아! 200달러의 상금이 붙어 있으니까 말이지.길에 떨어져 있는 돈을 줍는 것과 마찬가지야” “그렇구말구.나두 어른이었더라면 그 돈을 탈 수 있었을 걸 그랬군.그 놈을제일 먼저 본 건 나니까.누가 붙잡았지?” “어떤 낯선 노인이었어.그런데자기 권리를 40달러에 팔아 버렸대.강을 올라가야 해서 마냥 기다리고 있을수는 없다고 하면서 좀 생각해 보란 말이야! 나라면 기다릴테야,비록 7년 동안이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괜찮아.” “나두.한데 그렇게 싸게 파는 걸 보니 그 이상의 가치가 없어서 그랬을지도 몰라.다른 내막이 있는 게 아냐?”“그건 그렇지 않아.틀림없어.내 두 눈으로 삐라를 봤거든.그 검둥이에 관한 것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더군.그림을 보듯이 인상이 쓰여 있던데 그래.그리고 그가 도망쳐 온 뉴올리언즈의 농장에 관한 얘기도 써 있고.정말 이것은땅 짚고 헤엄치는 격이다.정말 그래.이봐,너 씹는 담배 있으면 조금만 줘”나에게는 가진 것이 없었으므로 그 애는 가버렸다.나는 뗏목으로 돌아와 윅앰 속에 들어가 앉아 생각해 보았지만 암만해도 좋은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머리가 아파질 때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았지만 이 난국을 해결할 방법이 좀처럼 생각이 나질 않았다.여기까지 긴여행을 해왔고,그 악한들을 그렇게까지 섬겨왔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갔고,엉망진창이되고 말았으니 그것은 놈들이 겨우 더러운 그 40달러 때문에 짐을 이렇게까지 속였고 일생을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노예로 살아가게 만들 수 있을 만큼 무정한 놈들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짐이 어차피 노예로 살아야 한다면 짐의 가족이 있는 고향에서 노예노릇을 하는 편이 짐에게도 천배나 좋을 테니까.톰소여에게 편지를 내어 왓슨 아주머니에게 짐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라고 써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두 가지 이유에서 이 생각은 곧 단념했다. 즉 왓슨 아주머니는 자기 곁을 떠난 짐의 괘씸한 심사와 배은망덕에 화가난 나머지 짐을 같은 하류 지방에다 또 다시 팔아
1999-01-13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