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복지·후생을 개선하는 ‘준(準)노조’로 기대를 모았던 직장협의회 결성이 지난 1일부터 가능해졌지만 공무원들의 반응은 썰렁하다.공무원들이 직장협의회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 행정뉴스팀이 법무·행정자치·교육·과학기술·농림·노동부 등의 정부 부처들을 조사한 결과,공무원들이 직장협의회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은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처 총무과의 직장협의회 담당공무원들은 10일 “직장협의회를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없고,문의전화조차 없다”고 입을 모았다.협의회 주무부서인 행정자치부는 물론이고,지난해 6월부터 협의회의 전 단계라 할수 있는 ‘직원간담회’를 운영하고 있는 노동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직장협의회 결성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산업자원부뿐이다.산자부는 지난 95년부터 6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운영중인 ‘조직발전연구회’를 모태로오는 12일 총회를 열어 화학생물공학과의 朴永鍾씨(43·주사)를 대표로 하는 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냉담한 반응은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 협의회 구성에 주도적으로 나서면 미운 털이 박힐지 모른다는 우려와 협의회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인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부 직원은 “괜히 협의회 구성에 나섰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는데 누가 나서겠느냐”고 반문했고 행자부의 한 직원은 “협의회는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공무원은 “협의회는 가입대상과 기능을 지나치게 제한했기 때문에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절하했다.휴게실 설치,당직근무개선같은 절실한 요구사항조차 다른 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협의금지 대상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연봉제 도입이 추진되고 근무평가가 강화되는 마당에 협의회 구성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다음달쯤 조례 제정작업을 거친 뒤 협의회 구성에 들어갈예정이지만 냉담한 반응은 마찬가지이다.서울시의 한 직원은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한계가 많아 협의회에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朴政賢 jhpark@
1999-01-1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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