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자동차를 망하게 한 주범은 브라질 교포 全鍾鎭씨(34)인 것으로 밝혀졌다.검찰수사 결과 아시아는 ‘브라질판 봉이 全선달’에게 1억8,400여만달러나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全씨는 중학교를 마치고 지난 76년 부모와 함께 남미 파라과이로 이민간 뒤 브라질로 불법이주,영주권을 취득했다.全씨는 현재 아시아자동차의 브라질현지법인인 AMB을 비롯,8개 계열사를 거느린 세트그룹 회장이다. 185㎝의 훨칠한 키에 태권도 사범,오토바이 선수 등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한 全씨는 80년초 브라질 경제가 붕괴하자 평소 친분을 쌓았던 군부실력자들의 자녀들과접촉,축재의 기회를 잡았다. 全씨가 아시아자동차와 거래를 튼 것은 지난 93년.아시아측의 수출담당이사로 있던 李모씨(53·미국 도피)가 페루에 차를 수출했다가 1,000만달러를 떼일 위기에 처하자 대신 갚아주면서 시작됐다. 全씨와 아시아측은 초기에는 현금으로만 거래했으나 신용이 쌓이고 거래규모가 커지자 결제방식을 수입 후 1∼2년 뒤에 갚는 일종의 외상거래인 무역어음(DA) 방식으로 변경했다.이과정에서 李씨의 도움이 컸다. 全씨는 자신이 경영하는 AMB가 아시아자동차를 수입하면서도 관세 감면 등을 내세워 서류상으로는 유령회사인 ‘밤바리 인터내셔널’을 거치도록 했다.내수 격감 등을 어려움을 겪던 아시아측은 全씨의 대금결제 등의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全씨는 95년 초 브라질 자동차 수입관세가 70%로 올라 이익률이 떨어지자李씨를 꾀어 5억달러 규모의 합작공장 설립신청서를 브라질 정부에 냈다.브라질 정부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아내기 위해서였다. 이후 全씨의 사기 계획은 본격화됐다.밤바리사가 가진 1억6,000만달러의 외상 무역채권을 아메리칸 사모아(AS)라는 또다른 유령회사에 2년거치 9년 상환 조건으로 양도한 것이다.또 자신이 부담해야 할 합작공장 납입자본금을 AS사가 밤바리사로부터 받은 외상채권으로 대신 내도록 했다.全씨는 유령회사를 통한 삼각거래로 자동차 수입 외상빚을 합작공장 설립 자본금으로 전환했고 아시아측은 수출대금을 공중에 날린 꼴이 됐다.朴弘基 金載千 hkpark@
1999-01-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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