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조직을 포함해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해 온 연줄은 지연과 학연이다.그중에서도 출신 고등학교가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 지금까지 독재 정권은 일부 지역의 관료 엘리트를 집중적으로 중용하는 이른바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이용해 왔다.따라서 일부 지역이 배제됐고 이들이 사회적 불만세력이 되기도 했다. 공직자들의 성공 척도는 승진이기에 지역기반에 따른 줄서기를 되풀이 해온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사회 전체로 시각을 넓히면 이러한 행태는 ‘집단적 비합리성’을 초래하게 된다. 지난 20여년 동안 사회조사에서 일관되게 나타난 사실은 규칙을 만들고(입법) 집행하고(행정) 규칙을 어긴 사람을 벌주는(사법) 사람들을 국민들이 가장 불신한다는 것이다.이는 이 사회의 엘리트들이 자신의 학연·지연을 이용,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국민들의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공직사회도 자체적으로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의 철폐와 분권화 등으로 관료조직의 자정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최근 이루어지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교류는 시의적절한 것이다.그러나만남 자체가 감정을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형식적인 만남보다는 실질적으로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교류가 있어야 한다. 영·호남 관계는 ‘제로섬’ 관계처럼 한쪽이 잘 되면 한쪽이 망하는 것이아니다.관광,물적교류 등을 통해 양쪽 모두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현재 유통구조는 수도권에서 재분배되는 구조다.이것을 지방간 직교류로 바꿔야 한다. 영·호남 해안지방이 상대적으로 지역감정이 덜한 이유는 교통이 발달하고교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수요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내륙간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는 교통망 확충이 시급하다. 과거 영남지역의 여러 공단은 수요와 기능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유력 정치인 몇명의 출신지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다.현 정권은 이런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1999-01-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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