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전략’은 없고 ‘상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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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2-26 00:00
입력 1998-12-26 00:00
◎서울 대형백화점 횡포 입점수수료 30%까지/중소업체 6개월 못버텨/고급 외국브랜드엔 특혜/“고객사은품도 거둬가”

백화점측의 무분별한 임대 수수료 책정으로 입점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가뜩이나 경제가 위축된 상황이라서 그나마 백화점에 남아 장사를 하려면 불평 한마디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 강남 현대백화점에서 식품을 파는 A모씨는 매출액의 25%를 수수료로 내고 있다.지나치다고 느끼면서도 선뜻 백화점측에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이런 자리도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이다.그는 “2,000원짜리 식품 하나를 팔아 수수료,인건비,재료비 등을 빼면 적자를 볼 정도”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관련기사 9면>

현대백화점은 모든 입점업체에 매출액의 25∼30%를 수수료로 내도록 하고 있다.

의류를 파는 패션업체 직원 B모씨는 “무슨 일이든 무조건 백화점측의 말을 들어야 한다”면서 “심지어 우리가 채용한 직원이라도 백화점측에서 해고하라면 그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배경이 있는 대기업 브랜드는 입점과 운영이 그나마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중소업체들은 언제 나가라고 할지 몰라 항상 백화점측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남성복을 판매하는 또다른 패션업체 직원은 “30%에 가까운 수수료를 받는 것은 폭리”라면서 “중소업체 중에서는 과다한 수수료 때문에 6개월도 못버티고 나가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 유명 브랜드에 대한 수수료는 국내 업체보다 훨씬 낮다.

현대백화점 화장품 매장에 있는 국산 화장품 업체는 30%의 수수료를 내는 반면 외제 샤넬 화장품 코너는 25%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한 입주업체 직원은 “백화점측이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고급 외국 브랜드를 유치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의 갤러리아 백화점도 입점업체로부터 25∼30%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당연히 입점업체들의 불만은 크다.한 입점업체 직원은 “백화점에서 고객들에게 주는 사은품은 모두 입점업체에게서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화점측은 “직영을 해도 20∼3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서 “30%의 수수료는 결코 높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성정장 코너의 경우 국내 브랜드에는 33%,외국 유명 브랜드에는 25%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업체는 원가의 4배를,수입품 판매업자들은 원가의 2.6배를 받고 판매하기 때문에 국내 브랜드에 더 많은 수수료를 책정했다”면서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이런 계산법을 떠나 고가의 수입 브랜드가 잘 팔리기 때문에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에서 음식을 파는 C모씨는 20%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그는 “입점하려는 업체가 줄을 섰기 때문에 백화점측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형편은 못된다”고 말했다.

백화점 입점은 든든한 ‘빽’이 있어야 가능하고 사전 테스트를 거치기도 한다.백화점측은 입점을 원하는 업체에 한시적으로 임시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고 만족할 만한 매출을 올려야만 입점을 허가해 준다.<朴峻奭 李昌求 pjs@daehanmaeil.com>
1998-12-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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