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중 ‘구운몽’ 현대소설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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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2-03 00:00
입력 1998-12-03 00:00
◎줄거리·인물 차용… 한승원씨 장편 ‘꿈’으로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소설가인 서포 김만중의 국문소설 ‘구운몽’이 현대소설로 새롭게 선보였다.

소설가 한승원씨(60)가 ‘구운몽’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창작한 장편 ‘꿈’(전 2권,문이당)을 펴냈다.‘구운몽’은 한국의 고전소설과 현대소설을 통틀어 해외에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

작가는 ‘꿈’을 ‘이설본(異說本) 구운몽’이라고 부른다.소설의 줄거리 일부와 등장인물을 ‘구운몽’에서 빌려온 만큼 두 작품의 얼개는 비슷하다. 남악 형산의 연화봉에 있는 도량에서 불도를 닦던 열아홉 살의 주인공 성진은 그를 후계자로 삼고자 하는 육관대사의 뜻에 따라 인간세상에 태어난다.시대는 중국의 당나라.소유라는 이름을 얻은 성진은 과거에 급제한 뒤 토번족의 침략을 막아내는 등 공을 세운다.그 덕에 천자의 공주 등 무려 여덟 여자와 질펀한 사랑을 나눈다.아들 하나와 딸 일곱을 둔 그는 사위들이 역적모의에 연루돼 죽음의 위기에 처하자 벼슬을 그만 둔다.인생의 허무를 느끼던 그는 마침내 육관대사의 호통소리에 꿈을 깨고 만다.

문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작품은 인도·중국 등에 흔한 환몽(幻夢)구조의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동정호의 용왕이나 팔선녀 등 황당한 내용도 적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얘깃거리가 시선을 끈다.

작가는 “구운(九雲)은 아홉 사람이 꾼 한바탕의 허무한 꿈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도교의 초월세계나 불교의 극락,혹은 기독교의 천국을 의미하기도 한다.따라서 ‘꿈’은 현재의 욕심에서 벗어나 참된 삶의 세계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金鍾冕 기자>
1998-12-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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