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 “잘 나갑니다”/21C 재계 주도권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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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1-02 00:00
입력 1998-11-02 00:00
‘정구헌준(鄭九憲準)의 전성시대’.현대그룹이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리는 점을 두고 재계에서 나도는 말이다.鄭夢九,夢憲 두 현대회장이 말을 타고 달리는 데 鄭周永 명예회장이 채찍을 가하는 모양새다.鄭夢準 고문마저 축구협회장으로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현대의 임·직원들은 1일 鄭 명예회장의 성공적인 방북결과에 매우 흡족해 한다.현대가 21세기 재계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며 들뜬 분위기다.
현대는 무엇보다 이번 방북에서 鄭 명예회장이 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강조한다.특히 金위원장이 직접 숙소로 찾아온 사실에 한껏 고무돼 있다.
벌써부터 올해의 국내외 10대 뉴스감이라며 흥분한다.金大中 대통령과 지난 8월 독대한데 이어 2일 다시 만날 예정인 점도 상기시킨다.금강산 개발사업이 남북한 최고권력자로부터 보증을 받은 것이라는 설명이다.최소한 2004년까지 금강산개발 독점사업권을 따냈다며 안도한다.앞으로 대북 경협에서 재계의 리더로서 입맛에 따라 국내외 사업파트너를 고를 수 있는 위치를 장악한 셈이다.
특히 鄭夢憲 회장은 현대의 21세기 운명을 가름할 대북사업에서 확실한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졌다.金위원장 면담은 물론 사실상 대북경협의 파트너로서 대북사업을 총괄하게 됐다.그는 앞으로 수시로 방북하며 현안을 총괄하게 된다.金潤圭 대북사업단장에게는 계속 실무책임자의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앞으로 5대 빅딜에서 LG에 반도체를 건네줄 지가 관심이다.
鄭夢九 회장은 안살림을 맡아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는 개가를 올렸다.한때 주춤하기도 했으나 특유의 저력을 발휘,막판 기아를 인수했다.현대의 적자로서 그룹 차원에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인수작전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기아차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하고 핵심계열사로 육성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있다.
鄭夢準 현대중공업 고문은 현대의 다크호스다.자질이 이미 검증됐기 때문이다.북한측 인사들은 이번에 현대 방북진에게 “鄭회장은 왜 같이 오지 않았느냐”며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그는 월드컵축구로 다소 의기소침했지만 청소년축구가 일본에 통쾌하게 이기며 2회 연속 우승하는 바람에 각광을 받고 있다.이에 앞서 유니콘스야구단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그룹의 사기를 올리는 ‘양념’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대가 이런 호기를 그룹의 재도약은 물론 한국경제 회생의 전기로 이어갈 수 있을 지 재계의 관심이 대단하다.<朴先和 기자 pshnoq@seoul.co.kr>
1998-11-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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