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화학/올 노벨 수상자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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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0-14 00:00
입력 1998-10-14 00:00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분수 양자 홀(Hall) 효과’를 발견하고 이를 설명한 3명의 미국인 물리학자에게 돌아갔다.
프린스턴대의 추이 교수(59)와 컬럼비아대의 슈퇴르머 교수(49)는 현상을 발견했고,스탠포드대의 러플린 교수(48)는 현상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세 사람 모두 미국의 AT&T 벨연구소에서 연구한 인연을 갖고 있다.
‘양자 홀 효과’란 강한 자기장과 극저온에서는 물질의 전기 저항값이 특정한 물질의 기본량의 정수배의 저항만을 갖게되는 현상.
지난 82년 미국 벨연구소에서 함께 근무하던 슈퇴르머 교수와 추이 교수는 이 저항값이 분수값을 가질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러플린 교수는 이런 현상이 전자가 집단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물질의 새로운 상태인 ‘양자 유체’상태가 되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서울대 물리학과 任志淳 교수는 “고체물리,통계물리,입자물리학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 틀을 제공,현대물리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러플린 교수는 괴짜 물리학자. 자신의 이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향해 공식석상에서 독설을 퍼부을 정도이다. 이 때문에 벨연구소에서 해고되기도 했다. 96년 6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이론물리센터 개소 기념학회에 참석했다. 추이 교수는 중국에서 태어나 시카고대학에서 물리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슈퇴르머 교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태생으로 스투트가르트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화학/밀도함수이론양자화학 분야 大家/실험 않고도 분자정보 계산법 개발
노벨 화학상을 공동수상한 미 UC샌타바버라대 월터 콘 교수(75)와 노스웨스턴대 존 포플교수(73)는 각각 ‘밀도함수 이론’과 ‘양자화학’분야의 대가(大家)이다.
학계에서는 두 사람이 계산을 통해 분자에 대한 정보를 상당 부분 알아내는 방법을 고안했으며,얻어낸 정보가 상당한 신뢰성을 갖도록 했다는 점에 수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원래 물리학자인 월터 콘 교수는 밀도함수 이론의 초기 제창자. 화학계에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최근 그의 이론이 화학분야에 널리 응용되면서 진가를 인정받았다.
밀도함수 이론이란 양자화학의 한 분야로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지만 전자상관성 효과를 효율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한 이론.
콘 교수는 이 이론을 집약한 ‘가우시안’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판매회사를 만들어 보급한 특이한 경력의 보유자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존 포플 교수는 양자화학 이론의 1인자. 지난 20∼30년 동안 화학계의 대가로 군림해왔다.
계산을 통해 분자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고도의 계산력이 필요하다. 포플 교수는 이같은 계산이 용이하도록 이론과 계산법을 개발,보급했다.
영국에서 태어나 캠브리지대학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기술원 李允燮 교수는 “분자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굳이 실험을 통하지 않고도 계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업적”이라고 말했다.<魯柱碩 기자 joo@seoul.co.kr>
1998-10-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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