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정치인 법대로 처리해야(사설)
수정 1998-09-16 00:00
입력 1998-09-16 00:00
국정감사,예산안심의,경제회생·민생관련법안 등 산적한 국정현안을 처리해야 할 정기국회가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국회정상화를 위해 여야간에 주고 받는 것으로 알려진 협상카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은 개인비리 정치인들을 검찰에 자진출두시키되 주중에는 국회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여권은 야당의원 영입을 자제하고 회기중 사정 대상 정치인들이 불구속 기소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물론 빠른 시일안에 여야 영수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문제도 들어있다.‘여야 영수회담’은 충족돼야 할 조건이 많기 때문에 일단 접어두기로 하자.‘야당의원 영입 자제’또한 여권이알아서 할 일이다.그러나 ‘비리 의원 불구속 노력’은 문제가 다르다. 여당도 이 점을 의식한 듯 비리 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검찰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에 정치권이 개입할 성질이 아니라면서도,비리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천연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불기속 기소를 유도하겠다는 속셈을 내비치고 있다.그러나 결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왜냐하면,여야 비리정치인들에 대한 사법처리야말로 정치개혁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국회정상화 문제와 비리 정치인에 대한 사정 문제는 별개의 것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다.실제로 이번 정기국회는 국회운영제도·정당·정치자금·선거 등 정치전반의 뼈대에 관한 개혁법안들을 처리해야 한다.보도에 따르면,청구·기아·개인휴대통신등과 관련해서 개인비리 혐의로 현재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여야 의원들이 24명이나 된다고 한다. 개인비리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정치개혁 법안들을 사심없이 공정하게 처리할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는가.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통째로 맡기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여권이 국회정상화라는 명분에 발목이 잡혀 비리 정치인들에 대한 사정을 중동무이로 끝내면 정치개혁은 물건너가고 만다.결국 우리사회 전반의 총체적 개혁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국민의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제2건국운동’이 또하나의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비리 정치인들은 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해야 한다.
1998-09-1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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