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주변 호화별장 불법 증·개축/겉치레 단속·솜방망이 처벌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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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9-07 00:00
입력 1998-09-07 00:00
◎규제 법률 80년대후 제정 법적용 한계/적발돼도 벌금내면 그뿐 “일단 짓고보자”/1년에 한두번 단속… 현황파악 엄두못내

허술한 단속과 ‘솜방망이 처벌’이 한강변 호화별장들의 증·개축과 형질변경 등 불법행위를 부추기고 있다.

단속 인력의 부족으로 단속 횟수도 적을 뿐 아니라 단속을 하더라도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그나마 불법 사실을 적발하더라도 처벌 법규가 약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실시된 팔당호 주변 호화별장의 토지형질 무단변경 등에 대한 경찰의 일제단속도 결과가 흐지부지되고 말아 상수원구역의 불법행위를 뿌리뽑겠다던 당국의 의지를 무색케 했다.적발된 별장 14곳 대부분이 가벼운 벌금형을 받거나 무혐의 처리됐다.

불법 증·개축에 대한 건축법의 처벌 규정은 1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다.지금까지 징역형은 거의 없고 대부분 벌금형이다.

70∼80년대에 건축된 별장들은 규제법률들이 그 후에 제정됐기 때문에 신고 후 세금만 물면 철거를 피할 수 있었다.이같은 관행 탓인지 별장주들은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고 생각한다.

단속도 ‘수박 겉핥기’식이다.남양주시와 양평·가평군 등 한강변의 시·군의 건축과는 호화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1년에 고작 한두번 밖에 단속하지 않는다.농지 전용과 임야 형질변경에 대한 단속은 이보다 자주 있지만 별장주들의 비협조로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게다가 담당직원의 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가평군청 관계자는 “가평군에서 불법 별장 단속을 맡은 공무원은 10명도 되지 않는다”면서 “인·허가 업무에 매달리다 보면 단속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별장 신축 허가기준도 애매하고 허가과정도 주먹구구식이다.팔당 주변 상수원 보호지역의 별장은 건물면적이 연건평 240평까지로 제한돼 있지만 대지는 제한이 없다.담당 공무원들이 현지에 나가 대지 규모를 판단해 보고 제한한다.공무원의 자의에 맡기다 보니 별장주와 유착될 수밖에 없다.

중과세를 피하려고 별장을 일반주택으로 위장하는 사례도 많다.별장과 주택을 구분하는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이다.별장 판정의 기준은 별장주 가족들의 이용 빈도다.한달에 두번 정도 이용하면 별장으로,이보다 자주 이용하면 주택으로 판정한다.

규정이 애매할 뿐더러 일일이 실사할 수도 없다.별장주의 신고를 그대로 믿거나 주민 제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담당 직원들도 정확한 판정이 불가능하다고 실토한다.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에서 슈퍼마켓을 하는 李남현씨(29)는 “북한강변에 주택으로 신고된 집들은 평소에는 대부분 비어있는 별장”이라고 말했다.<金煥龍 李鍾洛 기자 dragonk@seoul.co.kr>
1998-09-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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