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방송/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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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8-11 00:00
입력 1998-08-11 00:00
전파미디어의 역할과 기능은 현장을 있는 그대로보여줌으로써 엄청난 재난을 시청자로 하여금 몸소 실감케 하는 점이다. 바로 2년전 경기·강원지역을 강타한 수마로 수많은 재산피해를 냈을 때는 방송이 이를 외면하고 올림픽중계에만 매달렸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방송이 천재지변을 외면한다면 공기능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다. 일부지역에서는 이번 수해특보를 두고 대한민국엔 ‘서울과 경기만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전쟁을 방불케 하는 물난리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이 지역이 집중 보도된 미흡감은 원망할 만도 하다.
영국의 지그타와 BBC시청자연구소에 따르면 시청자는 어떤 위기상황에서 매체로부터 ‘정보와 해석’을 얻기를 원한다. ‘많은 양의 가공되지 않은 뉴스’속에서 ‘마음의 평정’을 잃거나 혹은 ‘걱정과 무관심을 극복하여 정상적인 활동으로 유도된다’는 것이다.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TV가 시청자의 눈과 귀가 되어 국민화합의 에너지를 일치단결로 이끌어내는 것은 TV만의 위력이다. 그리고 TV는 우리생활의 일부로서 기쁨과 슬픔,모든 위급한 상황을 함께하면서 언제나 선두에 서는 일상적 실재라는 생각이다.
1998-08-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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