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전문가 김동완·김우탁씨 ‘날씨 때문에… 속… 상하시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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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8-03 00:00
입력 1998-08-03 00:00
◎옛 얘기처럼 구수한 기상 상식/24절기 중심 우리 날씨 풀이/세계각지의 더위 쫓는 비법/太宗雨 등 토막화제도 풍성

지구촌은 지금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엘 니뇨’에 이어 ‘라니냐’현상까지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씨라는 현상에 대한 일반의 이해는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땅의 규칙적인 날씨현상에 대해 서조차 무지하고 무관심하다. 날씨와 인간의 밀접한 관계를 생각하면 기상과학은 어느 분야보다 먼저 대중화돼야 한다.

지난 30여년간 기상청 통보관과 TV 일기해설을 맡아온 김동완씨(현 MBC 보도위원)가 김우탁 (주)기상정보센터 대표와 함께 ‘날씨 때문에… 속상하시죠’(좋은벗)란 책을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책은 특히 기존 기상관련서들의 딱딱한 서술방식에서 탈피,이웃집 할아버지가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재미있고 알기 쉽게 기상현상을 설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책에서는 24절기를 화두로 날씨 이야기를 풀어간다. 24절기는 중국 양자강 유역의 날씨에 기원을 둔 것으로,기원전 130년경 중국 서한 시대에 완성됐다. 중국에서는 1태양년을 15일 단위의 24절기로 나누고,이것을 다시 5일 단위의 72후(候)로 쪼개 음력과 함께 사용했다. 과거 음력을 사용했던 우리나라나 일본 등지에서도 실제 계절을 알기 위해 이 절기를 즐겨 썼다. 절기상 1년중 가장 추운 시기가 1월이라면 가장 더운 시기는 지금의 8월이다. 오죽하면 이때의 더위를 두고 “암소 뿔이 녹는다”고 까지 했을까. 이 책에는 그 8월의 염천(炎天)을 이겨낼 수 있는 생활의 지혜가 담겼다.

어떤 지점의 하루 최고 기온이 30도가 넘는 날을 열대일(熱帶日),밤중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날을 열대야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더위를 쫓는 비법으로 알려진 이열치열에 관해 이야기한다.

적도 부근의 열대 지방에 가면 이열치열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나기도 더위를 먹는다’는 나이지리아에서는 원주민들이 40도가 넘는 더위에도 불구,움막 속에 자리를 깔고 모닥불을 피우고 물을 끓여마시며 지낸다. 또 ‘수도물도 끓는다’는 파키스탄에서는 아예 더운 물로 세수를 하며 더위를 잊는다. 그런가 하면 여름이면 ‘나는 파리도 맥이 빠진다’는 싱가포르에서는 독한 위스키를 마시며 잡담으로 더위를 쫑는다고 한다. 우리도 복날이면 구탕(狗湯)을 먹고 수제비를 끓여 먹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순기능 보다는 역효과에 주목한다. 특히 우리 나라의 여름은 습도가 높아 이열치열 하더라도 땀이 잘 증발되지 않으며,피부위생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상전문가로서 지은이들이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가 태풍과 홍수다. 서양에서는 바다에서 태풍이 가장 심한 달을 ‘포세이돈의 달’이라고 부른다. 포세이돈은 바다의 신으로 이 신이 나타날 때면 거센 태풍이 인다는 그리스신화에서 비롯된 얘기다. 우리 나라에서는 8월이 바로 포세이돈의 달이다.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이 ‘기상병(氣象病)’이다. 태풍이 불기 직전에는 사람들의 기분이 유쾌해진다.대기 중의 음이온이 증가,고통을 유발하는 ‘세로토늄’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를 억제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오히려 생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세계의 연평균 강수량은 400㎜가량 된다. 이에 비해 우리 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00㎜에 이른다. 그러고도 물 이용률이 강수량의 5∼10% 정도로 낮은 것은 자연조건 때문이다. 홍수 때 흐르는 물의 양과 평상시에 흐르는 물의 양을 비교해 그 비율이 400대1이 넘는 것을 불량하천이라고 부른다.

이 책에서는 이밖에 북극 한랭기류를 일컫는 ’북극의 모자’,정전기로 인해 발생하는 ‘미스터리 파이어’,‘먼로효과’로 불리는 난기류,‘열양세시기’에 전하는 ‘태종우(太宗雨)’ 등 화제성 토픽들을 다룬다.<金鍾冕 기자 jmkim@seoul.co.kr>
1998-08-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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