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지지받은 選良/柳敏 정치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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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7-23 00:00
입력 1998-07-23 00:00
유권자의 11.5%의 지지를 받은 국회의원 당선자가 탄생했다. 수원 팔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南景弼 후보가 주인공이다. 그는 26.2%의 투표율 속에서 4명의 경쟁자를 물리쳤다. 다른 6곳의 당선자도 따져보면 별 차이가 없다.

‘11.5% 지지 당선자’는 우리 정치의 ‘자화상’이다. 정치인과 유권자가 빚어낸 공동작품이다.

통합선거법도 문제다. 188조에는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를 국회의원 당선자로 규정하고 있다. 앞으로 ‘10% 미만 지지’ 의원이 탄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정치 무관심층이 확산되는 추세라면 더욱 그렇다. ‘최저 지지율’의 하한을 정하는 식의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지 않나 생각된다.

南당선자처럼 지지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낮은 대표성’으로 국사를 논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70% 이상의 기권자들이 南당선자에 대한 거부의사를 밝힌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그가 관심있는 일부 주민만의 여론을 대변할 위험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이런 일이반복되면 정치권은 무관심층의 양산을 촉진할 뿐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참정권의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여론도 거세다. 참정권은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참정의 ‘권리’에는 ‘의무’도 포함된다. 투표권을 포기해놓고 이후의 정책결정에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책임은 정치권이 더 크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선거 무관심층을 만들어 냈기때문이다. 정치인과 기업인의 유착 스캔들은 새정부들어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민의의 광장인 국회는 아직도 깊은 수렁에 빠진 상태다. 그나마 올들어 열렸던 국회도 ‘반쪽’ 국회가 더 많았다. 국회가 열렸어도 회의장은 맞고함과 삿대질로 얼룩졌다. 7·21 재·보선에서 보듯 선거판은 언제나 서로를 헐뜯는 흑색선전장이었다.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금권선거는 여전히 선거문화를 ‘주도’하고 있다.정치 무관심은 그래서 생긴 것이다.

南당선자도 낮은 지지율때문에 의정활동에 심적인 부담감을 안고 갈 것이다. ‘11% 국회의원’ 소리를 듣지않기 위해서라도 새 정치풍토를 만드는데 앞장서야할 할 책임이 그에게 있다.
1998-07-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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