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의 ‘아킬레스’/安錫敎 한양대 교수·경제학(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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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7-16 00:00
입력 1998-07-16 00:00
수입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따른 물가불안에다 조세부담 역시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이와 같이 사회전반에 걸쳐 극도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득권 집단에서는 아직도 개혁에 대한 냉소주의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개혁과 구조조정의 고통없이 경제위기의 극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반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다만 지난 반년동안의 정책을 조감해 볼때 미증유의 구조조정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다음의 두가지 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를
첫째,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금융부문이나 재벌 및 공기업에 대한수술이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음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정부가 반복해서 강조해온 것처럼 개혁은 이제 시작에 불과 할 수도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의 삶 자체가 힘겨운 대다수 국민들은 터널의 출구를 알리는 희망의 빛줄기를 갈구하고 있다.
불안과 좌절,생존자체에 대한 허무와 공포에 기초한 개혁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임은 자명하다.단말마적 고통을 감내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의 실체,고통의 피안에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새로운 세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만 위기의 극복을 위한 에너지의 결집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심각해지는 사회적 갈등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구조조정이 확대 심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소득계층의 양극화에 따른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이는 우리가 이정표로 삼고 있는 미국식 시장경제의 약점이기도 하다.또한,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고실업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분배와 고용을 둘러싼 노사간의 갈등 역시 더욱 첨예화될 전망이다.
○사회갈등 제어장치 절실
가령 고용조정과 관련하여 우리는 시장원리에 입각한 미국식 정리해고제도와 사회적 협약에 기초한 독일식 노·사·정 합의제도를 혼용하고 있다.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보장하면서 해당집단간의 갈등을 최소화시키자는 것이다.그러나 이 제도는 고용조정을 통한 경영합리화를 선호하는 기업과 해고제도의 남용에 대한 통제·감독을 요구하는 노조간의 갈등에 기인하여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정 이익집단의 이러한 이해관계로부터 초연한 중립적 입장에서 갈등을 조정해 가야할 과제는 오늘날 정치적 리더십에 부여된 핵심적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갈등이 없는 사회,그것은 사회적 정체성을 의미할 뿐이다.문제는 갈등에 대한 ‘관리능력’을 여하히 제고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선·후진국간의 중요한 질적 차이도 여기에 있다.갈등의 조정능력은 순조로운 구조조정을 위해서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무형의 사회적 간접자본이 아닐 수 없다.
1998-07-1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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