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과목 “환경”/鄭信模 논설위원(外言內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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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7-13 00:00
입력 1998-07-13 00:00
학생들에게 필수과목은 절대적이다.이들의 지상 목표가 입시(入試)인 우리나라에서는 필수과목이 상급 학교 입시에서의 합격 여부를 결정적으로 좌우한다.때문에 학생뿐 아니라 부모들까지도 초미의 관심을 기울인다.선택과목에 기울이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이에 못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환경부가 오는 2000년부터 현재 중·고교의 선택과목으로 돼 있는 환경과목을,교육부와 협의해 필수과목으로 바꿔보겠다는 계획은 환영할 만하다.어린 시절부터 환경오염의 폐해와 그 보전의 중요성을 제대로 배우게 되면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환경을 생각하는 자세나 태도가 기성 세대보다 훨씬 진지해질 것이다.

우리 나라의 환경오염은 매우 심각한 상태다.대도시의 대기오염은 구체적인 측정치를 거론할 것도 없이 모든 시민들이 그 폐해를 호흡기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외국의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다 돌아온 한국인들도 귀국 초기에는 숨쉬기가 고통스럽고 눈이 쓰라리며 목이 따끔거린다고 호소할 정도다.

떼죽음을 한 물고기들이 허연 배를 드러내고 둥둥 떠다니는 크고 작은 하천,시커멓거나 거품이 가득한 폐수가 뒤덮은 강물도 눈에 아주 익은 장면들이다.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돗물을 그대로 마셔도 안전하다고 발표하지만 웬만한 중산층 가정이면 이미 먹는 샘물을 사서 마시고 있다.

이름있는 등산코스든 해수욕장이든 사람이 제법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전국 방방곡곡이 쓰레기로 덮여있다.마땅한 쓰레기 매립지를 구하지 못해 고민하는 시·군들도 한두 곳이 아니다.삼천리 금수강산은 이미 오래 전에 옛말이 된 것이다.



무절제한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는 언제 어디서나 환경부하(負荷)를 일으킨다.지금의 오염된 환경도 우리가 짧은 기간에 성급하게 달성한 고도성장의 대가다.인구증가는 물론 소득의 증가 역시 환경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우리 자녀들이 중·고교에서 필수과목으로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공부하면 대부분 시장에서 금전화되지 않는 환경가치(지금은 거의 무시하거나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를 제대로 깨닫게 될 것이다.그러면 기성 세대가 이미 더럽히고 파괴한 환경을훗날 이들이 되살려 놓을 것이다.부끄럽지만 기성 세대가 위안을 받을 길도 있는 셈이다.
1998-07-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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