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 대학총장像/柳一相 건국대 교수·신문방송학(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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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7-11 00:00
입력 1998-07-11 00:00
대학을 개혁하지 않고는 풍요롭고도 찬란한 21세기를 맞이할 수 없다.이처럼 대학개혁이 새로운 천년의 준비물로 인구에 회자되면서 대학총장의 모습이 시민사회의 중요한 의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대학은 분과학문간의 견고한 장벽,소집단적 이기주의 등으로 인해 지성인의 정신세계를 메마르게 해왔다.대학의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을 청산하고 사회의 중심으로 제 자리를 잡자면 대학총장은 떳떳하게 역사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필자가 조각해본 새 시대의 총장상은 이렇다.

첫째,대학총장은 시대정신을 선도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대학의 최고 책임자는 사회경제 발전에 앞서갈 수 있어야 한다.그는 또한 시대의 정치문화적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어야 한다.다가오는 정보화시대의 지도자는 무사안일과 책임전가에 길들여진 산업사회의 참모가 아니라 구성원이 창의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대정신 선도 능력

둘째,대학총장은 각 대학의 제각기 다른 조직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분이어야 한다.대학조직은 일반 사회조직과 다를 뿐만 아니라 진리탐구에 정진하고 창조능력을 향상시키며 미래사회에 대한 확신을 갖게하는 공통목표 외에도 대학마다 다른 독특한 조직 경영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대학총장은 구성원의 단결과 화합을 도모하면서 공동체를 유지·발전 시킬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소지한 분이어야 한다.대학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정진하면서 각자에게 돌려지는 몫을 정의롭게 분배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총장상을 완벽하게 갖춘 분은 없을 것이다.그러나 대학 구성원들은 이 세가지 이상형을 조절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자를 찾아내기 위하여 지혜를 모으고 용기를 나누며 믿음을 두텁게 해야 한다.

최근 대학총장 선출제도를 둘러싸고 여론이 분분하다.교수들의 구심력을 동원하여 부패재단을 척결하고,권위주의로부터 대학자율을 실행하는 방안이었던 직선제의 후유증도 지적되고 있지만,이른바 총장후보 추천위원회라는 방식의간선제 역시 여전히 문제가 많다.후자의 방식이 대학총장을 뽑는 방식으로서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추천위원의 선임도 정당해야 하지만 후보자를 평가하는 기준의 객관성이나 공정성도 담보될 수 있어야 한다.

○병폐 치유할 개혁적 인물



총장후보를 뽑는다면서 지금도 고칠 것이 수두룩한 신임교수 채용때의 심사방식을 쓰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즉,추천위원의 개인별 평점을 합산하여 총장 후보자의 점수를 매기는 것은 대학재단이 총장선임을 둘러싼 말썽을 피해가는 묘수는 될지언정 대학이 자유와 평화를 함께 누리며 합심 협력하여 우수인재를 양성하고 대학경영을 효율화하며 원활한 산학협동으로 희망에 찬 21세기를 모색하는 대학의 합리적 제도일 수는 없다.그래서 대학의 총장 선출방식은 국공립과 사립이 다르고 사학의 경우에는 재단의 정통성,투명성과 재정능력 등을 고려하여 각 대학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해야 될 사안이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총장 선출과정이 아니라 좀 더 개혁적인 인물을 찾아내어 그에게 우리나라 각 대학의 오랜 병폐인 비능률성과 보수성,눈치보기와 무책임,연고주의와 과도한 비밀주의,비공개적 의사결정구조 등을 혁파하고 대학을 총체적인 사회개혁의 전면에 내세우는 일이라고 하겠다.
1998-07-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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