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춤꾼 김현옥씨/日에 한국정원의 美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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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7-01 00:00
입력 1998-07-01 00:00
◎도쿄 테아터 카이 국제페스티벌 참가

‘무용수가 되려면 무용을 전공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해뵈는 이 명제가 현대무용에 와서 조각나고 있다. 데시카와 사부로는 조각을 공부했고 호세 리몬은 미술에서 돌아섰지만 지금은 현대무용가 이전 경력이 흐릿해질 만큼 ‘전향’에 성공했다. 바다건너를 더듬느라 애쓸것도 없다. 중견안무가 김현옥씨(44)는 대학 불문과 졸업후 연극배우가 되고 싶었을뿐 춤은 안중에도 없었다. 다시 진학한 서울예전 선생의 매서운 눈썰미가 아니었다면 한국 현대무용계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샘 하나를 놓칠 뻔했다.

지난 5월 베를린 페스티벌에서 호평받은 김씨가 이번엔 일본무대에 나선다. 8월5일부터 열리는 동경 테아터 카이 국제 무용페스티벌에 초청된 것. 96년 2회때 ‘윤이상추모작’으로 참가한뒤 또다시 초청장을 받았다. 베를린에서 북채로 장독을 두드려가며 죽음이라는 존재론적 문제에 한국적 화법으로 접근했던 김씨,이번엔 정원,특히 한국정원이 키워드다.

“파리에서 늦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우연히 충남 외암리민속마을 한식정원에 들렀는데 경이롭더군요. 툇마루에 앉았자니 대나무 서걱이는 소리,물소리가 귀를 간지르며 한 우주가 숨쉬는 듯했지요. 이를 프랑스 특유의 후원(後園)에서 받은 느낌과 접붙여 제 내면의 ‘정원’을 풀어내고 싶어요”

올해 ‘테아터…페스티벌’의 기획은 외국 무용수와 일본 다른 장르 예술과의 만남. 무용가마다 과학자,서커스단장,작곡가,가부키 연구가,건축가 등을 하나씩 붙여줘 장르와 국경을 초월하는 ‘스며들기’를 시도한다. 김씨는 건축실내 디자이너 미키 하야시와 8월5일∼7일 3일간 공연할 계획. “전통 와당무늬 의상과 윤이상 현악4중주 배경음악으로 한국색을 물씬 선보이게 될듯” 싶단다.

초청받은 8팀 명단엔 라인힐드 호프먼,수잔 크리스너,다니엘 나그린 등 주목받는 이름들이 보인다. 공연 끝나면 김씨는 이들과 함께 워크숍 강사를 맡고 2000년의 대규모 공연 ‘불가사의한 중국 관리인’ 오디션 심사위원도 겸하게 된다.

얼마전 한국인 처음으로 유럽의 유명 발레잡지 ‘발레 탄츠’ 표지인물로도 뽑혔던 김씨. 창무회와 손잡고 ‘영상과 춤의 만남’이란 대주제로 무용영화도 찍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는 11월말∼12월초쯤 공개될 듯.<孫靜淑 기자 jssohn@seoul.co.kr>
1998-07-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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