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바 4,000회/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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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6-24 00:00
입력 1998-06-24 00:00
그 ‘품바’가 공연 4,000회를 맞아 오늘부터(28일까지)호암아트홀 무대에서 올려진다. 4,000회라는 최다 공연도 대견하지만 150만명이라는 관객동원도 만만치가 않다. 물론 외국에서는 이런 장기공연은 얼마든지 있다. 지난 82년 뉴욕 브로드웨이 윈터가든극장에서 막올린 ‘캐츠’는 97년 6월,14년 8개월간 6,138회를 기록하여 ‘코러스라인’의 최장기록을 경신했고 1952년에 초연된 애거사 크리스티의 ‘쥐덫’은 지금까지도 연속공연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장기공연은 많지만 현대무용가 육완순씨가 안무한 ‘슈퍼스타 예수그리스도’가 73년 초연이후 대사없이 춤만으로 지난해말 200회 최다공연기록을 세웠다.
한때는 우리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그렸다는 이유로 일본공연이 취소되기도 했으나 ‘거지에게도 저러한 여유와 풍자의 힘이 있다’는 것이 서민들의 공감을 크게 산 모양이다. 더구나 세태따라 변하는 얄팍한 인심을 꾸짖는 욕설은 사람들의 답답한 가슴을 후련하게 풀어준 것이다.
첫 회는 실직자나 노숙자 등 외롭고 슬픈 이들을 무료 초대하여 그들의 시름을 달래고 위로해 주리라고 한다. 단순한 구걸행각이 아닌 ‘품바’의 적선(積善)은 새로운 소외계층인 노숙자 실직자들에게 양심의 복음으로 다가서게 될 것 같다. 이런 계층이 있는 한 연극 ‘품바’는 아마도 5,000회를 향해계속 항진할 것 같다.
1998-06-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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