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외국자본과 제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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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6-04 00:00
입력 1998-06-04 00:00
◎“국내 안주보다 국제적 정보·판매력 필요”/올 합병 100건 예상… 중소기업도 적극적

【도쿄=姜錫珍 특파원】 일본 경제계에 외국자본과의 국제합병·자본제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일본 4대증권 회사인 닛코증권은 1일 미국 금융회사인 트래블러스 그룹과 자본제휴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닛코증권은 도쿄미쓰비시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고 있으며 미쓰비시계열사로 간주돼 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닛코증권이 도쿄미쓰비시은행 대신 미국 트래블러스사와 제휴한 것은 일본에서는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닛코증권이 트래블러스사에 흡수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도 무성하다.

그러나 가네코 마사시(金子昌資) 닛코증권 사장은 “국제적 정보력·판매력이 필요했다”면서 “일본을 지키겠다는 발상은 낡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일본 금융계에서는 다음 차례는 다이와증권이 아니겠는가라는 예측이 무성하다.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일본 제2위의 자동차 메이커인 닛산자동차가 다임러 크라이슬러사와 제휴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대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국제적인 합병·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또 외국자본 참여 분야는 제조업 금융업 뿐만 아니라 부동산,통신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올해 일본 기업의 외국기업과의 합병·제휴는 1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외국자본과의 합병·제휴가 한해 불과 몇 건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국경을 넘는 기업들의 제휴 움직임은 봇물이 터진 형국이다.

올해 홍콩에 ‘글로벌 비지니스 컨설팅’이라는 합병중개 전문회사를 차린 오이 센지(大井善治)씨는 “일본 경기가 점점 후퇴하면서 오히려 중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편 합병·제휴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풍속도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업이 합병되더라도 합쳐진 기업들의 인사·급여 체계가 수년동안 유지돼 왔으나 최근에는 통합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합병한 뒤 4월까지 인사·급여체계를 통합시킨 니혼텔레컴의 사카다 고이치(坂田浩一) 사장은 “기업간 경쟁이 격화되는 때 ‘사내 융화는시간을 두고’ 운운할 수 있을 만큼 유유자적하지 못하다”라고 과거 온정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있다.
1998-06-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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