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제국 흥망의 역사/유아사 다케오 지음(화제의 책)
수정 1998-05-12 00:00
입력 1998-05-12 00:00
인류 역사상 제국의 지배는 세계 곳곳에서 무자비한 파괴를 동반해왔다.아울러 대국 중심의 역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은 상식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그렇다고 이것이 대국의 역할을 과소 평가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거대 제국이 세계에 질서를 강제하고 역사의 큰 틀을 만들어 왔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러면 왜 지금 ‘대국의 흥망’이 문제인가.오늘날처럼 시대를 읽기 어려울 때,과거 제국의 흥망사를 되돌아 봄으로써 미래를 가늠하는 데 어떤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바람에서다.일본 니가타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인 유아사 다케오(湯淺赳男)가 펴낸 이 책은 세계사의 흐름을 요령 있게 정리,역사와 문명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시각을 갖도록 도와준다.이 책에서 다루는 세계 5대제국은 로마·중국·비잔틴·이슬람·유럽이다.우리는 대국의 흥망 하면 먼저 로마제국을 떠올린다.로마제국의 몰락은 곧 유럽과 서아시아의 고대 그 자체의 몰락을 의미할 만큼 역사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지은이는 비잔틴은 세계사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지점과 시점에 놓여 있는 만큼 결코 호사가의 호기심 속에 가둬 두어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펴 눈길을 끈다.비잔틴 제국 즉 동로마제국은 용케 멸망을 피한 로마제국의 노인국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비잔틴제국은 현대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열쇠를 제공한다.비잔틴 제국은 동유럽 특히 러시아 문명의 주요한 수원(水源)이 되었으며,중세 서유럽에게는 문명의 메트로폴리스와 같은 존재였다.국가와 문명은 마치 종유석처럼 세월에 따라 저절로 자라는 것이 아니다.탄생과 성장, 절정과쇠퇴를 겪는 일종의 생명체다.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 흥망성쇠의 드라마를 온전하게 엿볼 수 있다.일빛 8천원.<金鍾冕 기자>
1998-05-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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