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뱅킹 도청 거액 예금 인출
수정 1998-04-22 00:00
입력 1998-04-22 00:00
은행계좌의 현금이체나 잔고확인을 전화로 하는 ‘폰 뱅킹’을 도청,계좌 정보를 알아낸뒤 3억여원을 인출한 일당 8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1일 權在尹씨(34·서울 은평구 신사동)와 金成柱씨(27·서울 마포구 서교동) 등 7명에 대해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중국 조선족 李길영씨(42)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또 극초단파 감청송신기와 도청녹음기,감청식별기 등 범행도구를 압수했다.
權씨와 金씨는 지난 2월 중순 전화교환기 취급업체 직원을 가장,서울 강남구 H은행 전산실에 접근한 뒤 지난달 5일 담당직원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폰뱅킹과 연결된 자동응답기(ARS) 단자함에 가로 7㎝ 세로 3㎝ 크기의 도청기를 부착했다.
이어 지난달 17일 은행 주변에 차를 대놓고 朴모씨의 폰뱅킹 과정을 무선으로 도청,계좌 및 4자리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미리 만들어 놓은 자신들의 가명계좌에 朴씨의 돈 3천2백여만원을 이체시켰다.
이어 23일에는 6천3백여만원,지난 4일에는 2억1천여만원 등 72명의 계좌에서 모두 3억1천6백여만원을 자신들의 통장으로 옮긴 뒤 현금자동지급기 등을 이용해 인출했다.
이들은 서울 청계천에서 1천만원을 주고 산 주민등록증 30장을 이용해 8개 은행에 85개 가명 통장을 만들어 이체와 인출에 사용했다.특히 통장개설과 현금인출은 지문조회나 은행 폐쇄회로 TV에 찍힌 사진으로도 추적이 힘든 李씨 등 조선족들을 시켰다.
權씨는 82년부터 5년동안 은행원으로 일했으며 金씨는 중 3때 전국수학올림피아드에서 수석을 차지했던 수재였다.
경찰은 이들에게 도청장비를 판매한 서울 세운상가 金모씨를 상대로 판매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이들에게 주민등록증을 판매한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金泰均 기자>
◎폰 뱅킹이란/은행업무 전화로 처리
PC뱅킹과 함께 홈 뱅킹의 대표적인 서비스 종류.컴퓨터가 아닌 전화를 이용해 은행에 나오지 않고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고객이 직접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있다는 점에서 PC 뱅킹과 다르다.
주부고객이 많은 주택가는 전화로 이용하는 폰 뱅킹 서비스 고객이 늘고 있는 반면 사무실 밀집 지역에는 폰 뱅킹 서비시 외에 PC 뱅킹을 선호하는 젊은 고객층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 거래지점과 상관없이 전국 영업점 중 가까운 지점에서 이용 신청서를 내면 즉시 이용할 수 있다.신청서 접수시에는 신분증과 통장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이용 신청은 이용자 본인만 할 수 있으며,주민등록번호로 거래하는 개인과 개인사업자만 신청할 수 있다.
1998-04-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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