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300명에 매일 무료 점심/‘용산역의 테레사’ 兪連玉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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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4-18 00:00
입력 1998-04-18 00:00
“따뜻한 한끼 식사가 상처받은 노숙자들에게 조그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17일 상오 11시 서울 용산역 광장.3년 째 노숙자들에게 무료점심을 제공해 온 兪連玉씨(31·여)가 자원봉사자 5명과 함께 밥과 국 등을 트럭에 싣고 나타났다.
새벽잠을 설쳐가며 준비한 메뉴는 3백여명분의 육계장과 밥.남루한 차림에 꺼칠한 얼굴의 남자들이 배식을 받으려고 길게 줄을 섰다.상당수가 IMF 실직자들이라고 귀띔했다.
兪씨는 정성스레 밥을 퍼주며 “맛있게 드세요” “힘내세요”라고 위로의 말을 곁들였다.
‘용산역의 테레사’ ‘용산역 밥퍼 아줌마’로 불리는 그녀는 “대부분 하루 한끼로 끼니를 해결하는 노숙자들이 길바닥에서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녀는 96년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
94년 3월 이벤트 사무실을 운영하던 兪씨는 갑작스런 허리통증에 시달렸다.
1년동안 병원을 다녔지만 병명조차 알지 못한 채 증세는 하반신 마비로 이어졌다.그러다 신앙생활을 통해 정상을 되찾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평생을 바치기로 다짐했다는 것이다.
식사준비와 설거지,장보기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그녀에게 가장 큰 보람은 이곳에서 밥을 얻어 먹은 사람이 직장을 잡고 후원자가 돼주는 것.식사를 나눠주다 보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3만원,5만원,10만원 가량을 내놓고 간다고 전했다.
비용은 대부분 이같은 후원금으로 조달한다.근처 시장 상인들은 쌀과 야채를 가져다 준다.주변의 지체장애인들은 틈틈이 40만원 가량을 모금해 식사비용으로 보태주기도 한다.
올 초에는 한 고물상 주인의 도움으로 보증금 3백만원에 월세 26만원을 주고 용산역 주변에 4평 남짓한 ‘하나님의 집’을 얻었다.그 전까지는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날랐다.지난 달에는 인천에 있는 한 교회로부터 1t트럭을 기증받았다.
兪씨는 의료보험조합에 다니는 남편(31)의 사이에 10살,7살인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소원은장마철에도 비를 피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조그만 공간을 마련하는 것.
연락처는 ‘하나님의 집’(7970222)이며 후원금은 조흥은행 90504255460 兪씨 계좌로 보내면 된다.<趙炫奭 기자>
1998-04-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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